'아바타' 신드롬이 되다

영화 2010/01/19 08:59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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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박스오피스(2010.1.15~1.17)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주말 관객       관객 누계       개봉일
====================================================================================
1      아바타                       580         720,739       9,252,363       12/17
2      전우치                       478         433,483       5,058,852       12/23
3      용서는 없다                  375         219,718         743,291       01/07
4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귀환    326         148,474         202,917       01/13
5      파라노말 액티비티            216         142,580         191,250       01/13
6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350          92,330         114,485       01/14
7      셜록 홈즈                    256          84,663       2,091,785       12/14
9      앨빈과 슈퍼밴드 2            214          47,622         570,791       12/30
10     극장판파워레인저...          132          25,962         119,940       01/07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극장가 안팎에선 "5백만 까지는 영화의 힘으로 가고, 천만 까지는 현상의 힘으로 간다는 속설"이 있다. 사회적 신드롬에 필적하는 광범위한 '현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천만 관객을 넘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같은 속설에 따른다면, 한국에서 개봉한 외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아바타>는, 이미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깊이 고민할 필요 없이 그 현상의 정체는, 전혀 색다른 시청각적 체험에 대한 열광이라고 본다. <아바타>의 배급사는, "이미 3D 상영관에서의 동원 관객수로만 왠만한 흥행 영화에 필적할만한 성적"이라고 자랑한다. 실제로 "3D 상영관은 표가 없어 못본다"는 아우성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입체 화면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이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아바타>로 말미암은 이 거대한 학습효과가 이후 영화의 트렌드를 바꿔 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아바타>는 아이폰 혁명에 필적할만한, 영화적 차원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의 촉매제가 될 것인가?

영화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는 <아바타>는, 이 시대의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 거대한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할리우드가 점점 더 영화를 구경거리로 밀어 붙이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관객들이 그 구경거리로서의 영화에 열광하고 있는 마당에, 영화는 과연 무엇을 담아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다. <워낭소리> 같은 영화도 흥행하는 상황이니, 영화가 스펙터클과 규모의 미학만을 추구하는 하나의 조류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아바타>가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한 주 전 박스오피스에 새로 가세한 설경구/류승범 주연의 <용서는 없다>는 2주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아바타>와 <전우치>의 선두권 독점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두 배우의 포스가 이루는 시너지에 그럭저럭 기본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새롭지는 않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큰 흐름은 괜찮아도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이나영 주연의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는 개봉 성적이 처참하다. <7급 공무원>으로 한 건 크게 올린 바 있는 '하리마오 픽쳐스'의 신작인데, 때를 잘못 만난 건지 흡인 요소가 크지 않은 탓인지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용서는 없다>가 <시크릿>이나 <세븐데이즈>를 연상시킨다면, 이 작품은 <과속 스캔들>에 살짝 트렌스젠더 코드를 엮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새롭지 않다는 것은 매일반이다. 지금처럼 '지존'이 군림하는 시즌에는, 확 튀지 않으면 생존 불가다. <아바타>가 여러 영화 울리고 있다.

posted by cinemAgora
2010/01/19 08:59 2010/01/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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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모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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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가 안팎에선 “5백만 까지는 영화의 힘으로 가고, 천만 까지는 현상의 힘으로 간다는 속설”이 있다. 사회적 신드롬에 필적하는 광범위한 '현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천만 관객을 넘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From 엔터팩토리

    2010/01/19 17:48

아바타, 천만을 향해 가다

영화 2010/01/04 09:38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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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박스오피스(2010.1.1~1.3)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주말 관객       관객 누계       개봉일
=================================================================================
1위    아바타                     725        1,245,757        6,386,073      12/17
2위    전우치                     578          800,365        3,255,054      12/23
3위    셜록 홈즈                  374          362,992        1,491,300      12/23
4위    앨빈과 슈퍼밴드 2          269          190,397          295,598      12/30
5위    나인                       366          189,566          283,574      12/31
6위    포켓 몬스터...              66           61,766          255,785      12/24
7위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259           35,231          430,127      12/23
8위    러브 매니지먼트             43            4,848            6,572      12/31
9위    2012                        20            4,761        5,383,005      11/12
10위   위대한 침묵                  6            4,638           28,899      12/03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몇달 전에 한 영화계 인사를 만났더니 그가 대뜸 이런다. "3M흥업 잘 보고 있소. 그런데 왜 요즘엔 박스오피스 기사를 안쓰는 거유? 그 블로그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게 그거였는데." 칭찬인지, 비난인지. 뭐, 여튼 대개가 주관적 관점을 피력하는 글들 사이에서 그나마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글이 스리슬쩍 사라진 것은, 순전히 필자 cinemAgora의 게으름 때문이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가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박스오피스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게 영 시답지 않은 짓 같기도 해서였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직업적 사명감(?)을 곧추세운 cinemAgora, 다시 박스오피스 글을 쓰기로 했다. 흥행 통계를 놓고도 영화에 대해 '썰'을 풀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흥행 수치를 통해 어떤 영화가 당대의 관객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것 역시 영화를 둘러싼 유의미한 논의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어쨌든 새해 첫 주말의 흥행 왕좌는 여전히 <아바타>다. 굳건도 하셔라. 벌써 3주째 1위다. 누계 관객은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흘러도 하나도 시들해지지 않는 흥행세를 보건대, <트랜스포머>가 가지고 있는 외화 최고 흥행 기록(750만 명)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일각에선 은근히 천만까지 넘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다음달 설 명절 시즌까지는 이렇다할 만한 대형 기대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천우신조다. 잘 만든, 그리고 의미도 있는 영화가 대박 흥행을 기록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아바타>의 흥행 행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유다.  

<전우치>의 흥행세도 나쁘지 않다. 300만 명을 넘어섰다. 손익분기점이 450만 명에 이른다니 좀더 분발해야 할 판이긴 하지만 말이다. 관객들로부터 썩 좋은 입소문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일단 <아바타>와 더불어 '묻어가기' 흥행 전략이 그럭저럭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찍이 <두사부일체>나 <색즉시공>같은, 특히 윤제균 감독의 초기작들이 <반지의 제왕>에 묻어가기 흥행 전략으로 쏠쏠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연말에 합류한 작품 가운데, 롭 마샬 감독의 <나인>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서 니콜 키드먼까지, 초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전작인 <시카고>만큼의 반응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뮤지컬 특유의 쾌감을 전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 난 영화감독의 고뇌를 담아낸 통속 스토리가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바람난 남자는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흥행세가 좀 아쉽다. 좀더 들만한 작품이라고 믿었는데, 테리 길리엄의 연출 호흡이 아무래도 낯선 측면이 없지 않아 그런 건지, 히스 레저의 유작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마저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나는 이 영화가, 판타지로 판타지의 본질을 말하는 영화라고 봤다. 인간의 상상력과 그 반영물로서의 판타지는 결국 현실의 공포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욕망의 소산이라는 것.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판타지 안에는 그 공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 그렇게 관객들의 판타지를 깨우는 판타지 영화 치고 광범위한 지지를 받은 경우가 많지 않다. <판의 미로>나 <더 폴>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꿈에서 깨고 싶지 않고, 영화는 여전히 꿈을 배달해야 한다는 믿음이 대세인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cinemAgora
2010/01/04 09:38 2010/01/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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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의 흥행세가 그야말로, 대쪽 갈라지는 모양새다. 모처럼 <반지의 제왕>에 필적하는 겨울철 대박 영화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니 벌써 4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인터넷을 통해 감지되는 관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찬사 일색이다.

<
아바타>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 주요 블로그들을 돌아다녀봤는데, 일부 블로그에서 꽤 흥미로운, 비판적 시각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가 개봉 전부터 워낙 많은 기대감을 품게 한 탓에, 상대적인 실망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수 있겠다 싶었으나, 몇몇 관점에 대해선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졌다
.

일단 영화가 구현하고 있는 시각적 성취에 대해선 대개가 동의하는 분위기니 접어두겠다. 이 포스트는 영화 <아바타>가 담고 있는 세계관에 대해서만 논의의 초점을 국한하려고 한다
.

우선, 나는 <아바타>와 관련해 이 블로그와 네이버 영화평란에 다음과 같은 단평을 실은 바 있다

"영화 <아바타> 2시간 42분의 러닝 타임 내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각 혁명의 현장 자체이며, 분별력 있는 현실 인식을 담아낸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극이다. <아바타>는 자본과, 기술, 재능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사례이자 영화사의 기원을 바꾼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여기서 내가 분별력 있는 현실 인식이라 말한 것은, '판도라와 그 토착민 나비족' '판도라를 침공하는 지구인'의 대결, 또는 갈등 구도의 상징성 때문이었다. 그 상징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Cinema Blues N님이 '아바타 단평'이라는 포스트에서 너무나 통찰적으로 서술해 놓았으니 한 대목을 여기 옮기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할까 한다.

"<
아바타>는 인류가 '문명화, 근대화'의 이름으로 침략과 전쟁을 자행했던 이른바 '식민지 근대'의 역사를 혹독하게 비판하며 자연 속에서의 공존을 강조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

나는 이 해석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아마도 많은 평자들도 그러한 것 같다. 다만, "문명화와 근대화의 이름으로 침략과 전쟁을 자행"했던 '주체'와 관련해 조금 더 첨언하자면, 나는 그것을 '서구제국주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판도라는 서부 개척기의 아메리칸 인디언일 수도, 베트남일 수도, 최근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일 수도 있을 것이며, 제국주의 다툼 속에서 유린 당해 아직까지도 기아와 분쟁에 휘말려 있는 아프리카 대륙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며, 친미 군부 독재에 시달리던 남아메리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판도라는 더 나아가 제국주의적 야심에 의해 타자화된 모든 대상을 상징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아바타>는 자본/군사/근대화/문명과 소통/교감/자연/사랑의 이항대립을 통해 역사적 성찰과 환경주의를 한 그릇에 퍼 담는 야심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문명화/근대화의 이면에 에너지와 자원, 개발 이권을 향한 자본과 국가(군대)의 결탁, 과학의 미필적 동조가 도사리고 있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편엔 첨단 과학, 또 한편으로는 해병대의 간접 지원을 받으며, 에너지 체취에 혈안이 돼 있는 거대 기업을 설정한 <아바타>는 제국주의가 작동한 메커니즘을 판도라라는 가상 공간을 통해 그대로 재연해 보이고 있다
.

시야를 좀더 좁히더라도, <아바타>는 최근 미국의 외교 노선에 대한 더욱 노골적이고도 직설적인 비판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판도라 '침공'에 앞서 해병대원들을 독려하는 쿼리치 대령의 이 한마디는 꽤나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We will fight terror with terror!"

영화는 이를 "우리는 그들(나비족)에게 공포를 선사할 것이다"라고 번역해 놓았지만, 말 그대로 "테러에는 테러로 맞설 것이다"라는 뜻이다. 뭔가 느낌이 확 와 닿지 않은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 삼은, 지난 정권기 미국식 일방주의의 핵심을 이 대사 한마디로 정확하게 찌르고 있는 셈이다.

다른 주요 영화관련 블로거들도 대개들 이런 해석의 틀로 <아바타>를 논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물론 해석이 대동소이하다고 관점이 같은 건 아니다. 앞서 말한 나의 관점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견해는 크게 두 가지다
.

우선, 이 영화의 메시지와 극 전개 방식이 별반 새로울 게 없다는 시각이다.

블로그 '영화진흥공화국' 이규훈 님의 지적은 이렇다.  

"이 영화는 감독 스스로 매우 풀기 어려운 아니 어쩌면 풀 수가 없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화면 하나하나가 화사한 색감을 자랑하며 반짝반짝 빛나기까지 하는 이 영화에서 감독은 인간의 탐욕과 자본의 폭력성을 다루고있는 것이다."(중략) "이미 많은 영화와 도큐멘터리가 인간의 탐욕과 자본의 폭력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했고, 많은 관객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분노하고 고뇌하다가 마땅한 답이 없음에 안타까이 답답해했던 문제를 이런 오락영화에서 다시 들고 나와서는 어설픈 결말로 허탈하게 마무리 짓는 건 참으로 무책임한 것이기 때문이다"



<
아바타>가 담고 있는 꽤 중층적인 해석의 결을 '인간의 탐욕과 자본의 폭력성'이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개념화하는 데 선뜻 수긍할 수 없는 것 말고도, 새롭지 않다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라고 본다. 아무리 많이 다뤄져온 것이라 해도, 그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나는 그것을 계속 되풀이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문제에 "공감하고 분노하고 고뇌하다가 마땅한 답이 없음에 안타까이 답답해" 하는 관객들이 생각만큼 그리 많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 반대의 생각, "근대화는 (그것이 서구 중심의 이데올로기와 함께 이식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에게 밥과 풍요를 가져다 주었으며, 인간의 탐욕은 필요악이며 자본은 친절하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사한 색감"과 "반짝 반짝 빛나기까지 하는" 오락영화가 이러한 주제를 담는 것을 역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평자의 인식 안에서 주제의 진중함과 오락영화의 가벼움이라는 고정관념 간의 분열이 일어났음을 말하는 것이다.
논점은, 일부 문화 엘리트들에게만 새롭지 않은, 그러나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자신에게 주어진 표현의 틀을 활용해 얼마나 새롭고도 참신한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바타>는 시각 혁명이라는 '감각적 미끼'를 최대치로 활용해 '올바름'이라는 지성적 메시지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 멋지지 않은가! 그토록 한심무쌍했던 할리우드 오락영화 안에 드디어 지성이 녹아든 것이다!

둘째, 역사를 반성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역시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견해다
.
블로그' 달콤한 인생'은 이렇게 쓰고 있다.

"인디언 보호구역에 갇힌 한줌의 인디언 부족들이 백인들의 온정에 감사하며 살아가듯, 나비족 역시 죽음의 문턱에서 전향한 지구인의 손길이 없었다면, 고스란히 멸망할 뻔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역시 반성을 가장한 백인들의 영웅 놀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안고 있다. 그 한계를 거대한 깊이감이 느껴지는 3D 영상으로 가리고 있을 뿐이다."


<
아바타> "반성을 가장한 백인들의 영웅놀음"이라고 비판하는 시각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끝내 동조할 수 없는 이유는, 앞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나비 족에 침투한 아바타가 백인이라는 이유가, 영화의 메시지가 무의미다하고 치부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만약 어느 페미니스트가, 전근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보며 여성을 왜 저따위로 종속적으로 그렸냐고 비판 한다면, 우리는 그가 지나치게 경직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사적 장치를 무시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모든 것을 꿰어 맞추려는 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영화 <아바타>에선 인종간 대립이 아니라 문명간 충돌이 주요 플롯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서 주인공의 인종이 하필 백인이라는 것을 끄집어내 이것을 한계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얘기다. 더 중요한 것은, 영화의 정치적인 태도를 결정하는 '시점'이다.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라고도 볼 수 있는 제이크는, 지배자의 시선으로 출발했다가, 점점 더 나비 족에 교화되며 끝내 그들의 편, 자연의 편에 선다. 그리고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서 시점이 이동한다. 제이크의 시점은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의 시점이 되며, 관객들 역시 그들의 시점에서 저 끔찍한 판도라 공습 장면을 공포스럽게 목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간과한 채 <아바타>를 백인의 영웅놀음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평자의 인식 속에 쳐놓은 오락영화 또는 백인영화의 울타리 안에 영화를 가둬놓으려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타자화'가 아닐까
.

문화적 다양성은, 피할 수 없는 한계 안에서도 빛을 발하는, 어떤 미덕을 발견하고 가치를 부여하려는 노력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아바타>가 적어도 <트랜스포머>보다 훨씬 더 훌륭한 오락영화이고, 제임스 카메론은 마이클 베이보다는 백 배 정도 괜찮은 백인이라고 믿는다. 미국에는 부시도 살지만, 노암 촘스키도 산다.

posted by cinemAgora

2009/12/28 09:55 2009/12/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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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언론시사, 짧은 후기

영화 2009/12/14 09:19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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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딱 벌어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글로 쓰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몰려 온다. 이런 영화를 내 좁은 어휘력 반경 안에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

오늘 영등포 CGV에서 언론 시사회를 통해 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내게 그런 영화다. 서두부터 엄살을 부렸다시피, 영화의 압도적 잔상이 내 이성을 폭풍처럼 휘감아 버린 지금으로선, 기껏 다음과 같은 상투적 상찬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영화 <아바타>2시간 42분의 러닝 타임 내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각 혁명의 현장 자체이며, 분별력 있는 현실 인식을 담아낸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극이다. <아바타>는 자본과, 기술, 재능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사례이자 영화사의 기원을 바꾼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즉각적으로 떠오른 단상을 이렇게나마 얼버무리는 것으로 <아타바>를 관람한 경이로움의 표현을 대신할까 한다. 딱히 긴 설명이 필요 없을뿐더러, 적어도 지금은 그러기에 너무 어안이 벙벙하다. 이 영화에 대해선 개봉 이후에 한 두 번 더 본 뒤 다시 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일단 보시라. 기왕이면 3D로 관람하시기를 적극 추천한다. 12 1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다.

posted by cinemAgora

2009/12/14 09:19 2009/12/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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