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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음식 프로그램은 스테디 셀러다. 시청률 대박은 드물지라도, 고만 고만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꾸준한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후 5시에서 저녁 7시 사이(저녁식사 직전)에 편성하거나, 주말 오전 11시에서 12시 사이(점심 식사 직전)에 편성하면, 시청자들의 시장끼 덕분에, 꽤 짭짤한 시청률을 보장받는다. 물론, 야식 타임인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역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는다.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음식 프로그램은 만들기 쉬운 아이템에 속한다. 리액션 좋은 리포터를 데리고 나가 재료를 구하고, 화면빨 좋은 식당 한군데를 섭외해서 먹음직스럽게 화면을 구성하면 끝. 복잡한 구성도, 까다로운 촬영 조건도 없는 평이한 아이템이다. 게다가 기본 시청률을 보장 받으니, 이 얼마나 좋은 아이템인가? 그런데, 그렇게 만들기 쉽다는 음식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한국 방송계의 구조적 모순과 빈약한 윤리 의식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만약, '낙지'를 소재로 한 음식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치자. 대부분의 음식 프로그램은 산지에 가서, '낙지'를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낙지를 잡는 방법은 한가지가 아니다. 썰물 때는 삽으로 갯벌을 파내는 방법으로 낙지를 잡고, 밀물 때는 작은 배를 타고 나가 주낙(낚시 바늘의 일종)을 이용해 잡는다. 지역에 따라, '횃불 낙지'라고 해서, 야간에 물이 찰랑거리는 갯벌에서 횃불(요즘에는 랜턴)을 이용해 낙지를 주워담는(!) 방법도 있다. 노련한 제작진은 계절이나 날씨, 장소와 제작기간에 따라 적절한 위치를 정하고 섭외에 들어간다.

섭외 대상은 낙지 잡이로 유명한 마을 이장. 제작진은 낙지 잡는 모습을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때를 묻지만, 거의 대부분의 이장들은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는다. 밀물과 썰물 시간이야 정확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게 바다 날씨고, 날씨가 좋다고 해도 어획량을 장담할 수 없으니, 자신있는 답변이 불가능한게 당연지사. 결국, 촬영이 급한 제작진은 마을 이장과의 상의 끝에, 제작일정에 맞춰 적당한 때와 장소를 선택한다.

정해진 시간에 현장에 도착한 제작진, 십중팔구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 가장 흔한 경우는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경우인데, '하루 벌어 하루 먹는다'는 표현이 정확한 한국 방송계의 제작 시스템상, 날씨 문제로 현장에서 촬영을 접고, 다른 날을 잡아 재촬영에 나서는 건 드문 일이다. 담당PD가 계약직이거나, 제작 주체가 외주 제작사라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고서라도 예정된 촬영을 진행시켜야 하는 게 숙명이니, 무리한 촬영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

묘하게도 날씨가 좋으면 낙지들이 협조를 안해준다. 촬영 전날, 수백마리를 잡았다는 마을 주민을 따라 나섰건만, 카메라만 들이대면 낙지가 사라지니, 환장할 노릇이다. 기껏해야  반나절, 길어봐야 하루안에 낙지 잡기를 끝내야 식당에서 요리며 시식을 촬영할 텐데, 하루 종일 몇마리밖에 못잡으면 방송에 쓸 그림이 부족하다. '초'가 아니라 '프레임' 단위로 컷이 나눠지는 방송환경에서, 못해도 수십마리쯤은 잡아줘야 그림이 된다. 잡힐 때까지 촬영하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했잖나?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처지라고.

이런 상황이 오면, 대게는 그림을 '연출'할 수 밖에 없다. 먼저, 멀쩡한 갯벌을 파내는 모습을 촬영한다. 그리고, 이미 잡은 낙지를 구멍에 넣은 후, 마치 새로 잡은 것 처럼 다시 꺼내는 방식이다. 주낙이라면, 미리 준비한 낙지를 낚시 바늘에 꿰어 바다에 넣은 후, 다시 꺼내는 식이다. 이런 방식을 거치면, 실제로 잡은 낙지는 대여섯마리인데, 그림상으로는 수십마리가 잡힌 걸로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연출 장면'은 방송에서 마치 '실제 상황' 인 것 처럼 방송된다. 원칙적으로는 자막에 '연출 장면'임을 알리는 자막을 넣어야 하나, 자막을 넣는 경우는 대단히 예외적인 경우다.

오래 전, 횃불 낙지로 유명한 어느 마을에서 촬영을 했을 때의 일이다. 예상과 달리, 낙지가 잘 잡히지 않자, 여기 저기 많은 방송에 출연한 경험이 있던 마을 이장이, 말릴 새도 없이 시장에서 사온 낙지 40여 마리를 갯벌에 뿌리는 게 아닌가. 도대체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가관이었다. 잘 안잡히면 다들 이렇게 하니, TV 촬영이 있을 때는 습관처럼 알아서 준비를 해둔단다. 힘들게 잡으러 다니는 것 보다 이게 더 편한 것 아니냐며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턱없이 적은 제작비와 짧은 제작 기간을 강요하는 한국 방송계의 구조적 문제점과 방송인 및 출연자들의 허약한 윤리 의식이 만들어낸 괴이한 풍경이었다.

옛날에야 그랬다치고, 요즘은 어떻냐고?  연출자가 노련한 경우, 리포터가 있으면, 이런 상황을 코믹 코드로 사용한다. 죽도록 고생해서 잡으려 했으나 잘 안되는 상황으로 몰아가면, 꽤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요즘에는 그와 같은 구성의 음식 프로그램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요즘 방송가의 대세인 '리얼 코드'를 활용하는 셈. 그러나, 제작진이 노련하지 않은 데다가 신분상의 핸디캡(외주 제작 또는 계약직)이 있는 경우, 쌍팔년도 스타일의 '인위적 연출'을 피하긴 힘들다. 제작진이 도덕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 '연출'의 유혹을 이겨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공중파건 케이블이건 음식 프로그램은 거의 대다수가 외주 제작이다. 자체 제작이라고 해도, 짧은 경력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소위 '짬밥'이 안되는 초보 제작진이 맡는다. 게다가, 방송가 불황의 여파로, 리포터를 대동하는 음식 프로그램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VJ를 활용한 1인 제작 시스템이고, 임금은 거의 '착취' 수준이니, 윤리를 따지는 건 사치에 가깝다. 상황이 이럴지니, 쌍팔년도 방식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 사라질 수 없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한계이며, 전체가 아니라 부분의 문제이니 누군가를 비난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음식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바,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마뜩치 않다. 하지만, 그 '연출'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아직도 TV를 보고 현장을 찾았다가,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에 실망하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는 말이 들리니 말이다.  

재료를 구했다면 다음은 요리와 시식이다. 이 과정에도 시청자가 상상 못할 요지경 세상이 숨겨져 있으니...

                                                                                                                         to be continued...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6/11 00:20 2009/06/1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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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쇼(SNL)를 소재로 한 미드들

방송 2009/06/08 12:05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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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잘 알다시피 미국의 코미디 쇼 <Saturday Night Live>의 줄임말이며 1975년부터 시작해 무려 올해 34시즌을 달리고 있는 스케치 코미디다. SNL같은 라이브 스케치 코미디의 뒷무대를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 두 편이 있다. 하나는 40분 짜리 정통 드라마 '스튜디오 60'(Studio 60 on the sunset strip).

 <웨스트윙>의 알란 소킨 제작, 각본이자 프렌즈의 매튜 페리 주연이라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큰 화제를 모았다. 각종 언론 매체에 언급이 되었으며 2005년 CBS와 NBC가 서로 방영권을 따내려 각축을 벌이다가 NBC가 '거의 기록에 가까운 계약금'을 주고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첫 에피소드의 중반부 이후부터 시청률이 급강하하기 시작하더니 떨어지는 시청률을 주체 못해 1시즌도 오더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가 겨우 22시즌으로 마무리 되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코미디쇼를 주제로 한 드라마 치고 너무나 심각하고 진지하고 심지어는 우울하게 흘러가기까지 했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들이 심각한 얼굴로 정치, 사회, 방송, 이데올로기 문제들을 특유의 속사포 같은 대사로 쏟아내는데, 마음 편히 즐기자고 봐야 하는 드라마를 대체 왜 이렇게까지 집중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으며 다음 에피소드를 보기가 겁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도 "텔레비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는 말도 들었으며 타임즈는 "올해의 용두사미"로 꼽았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006년 최악의 쇼로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부분 대 여섯 에피소드만큼은 쇼의 뒷무대와 PD와 작가, 제작자의 알력 관계들이 충분히 유쾌하고 긴박감 넘치게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하며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인 맷과 해리엇의 러브 라인이 보기 괴로울 정도로 어색했다는 점이 실패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싶지만.  1시즌으로 끝난 것을 매우 아쉬워하는 매튜 페리의 팬들과 지적인 시청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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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의하면 이 쇼의 실패 이후 약간 우울증을 앓았다는 매튜 페리. 그래도 <The End of Steve>라는 시트콤 파일럿이 쇼타임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오니 조만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SNL 최초의 여성 수석작가였던 티나 페이가 그린 SNL은 어떨까? 그저 방송국 내에서 '티나 페이 프로젝트'로만 알려졌던 이것은 뚜껑을 열어보니 그야말로 대박이었다(시청률이 대박이었다기보다는 상복이 터졌다는 점에서).

일단 캐릭터들이 살아 있다. 연애문제에 잼병인 워커홀릭 여주인공 리즈 레몬, 카리스마 넘치는 공화당원이며 GE의 부사장 잭 도나기(알렉 볼드윈), 사고뭉치 흑인 코미디언 트레이시 조던, 공주병 스타 제나 마로니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캐릭터들의 연기 조합이 탁월하다. 또한 인종 차별, 정치 대립, 남녀 차별, 이데올로기에 대한 풍자와 냉소가 재기발랄한 시나리오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웃고 즐기면서 미국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중간 중간 안드로메다성 황당 유머에 배꼽 잡으면서 진정 티나 페이가 천재라는 확신이 들게 만드는 시트콤. 일단 처음엔 정서가 좀 안 맞는다 싶어도 몇 편만 참고 보면 신선한 유머와 재치있는 대사에 반해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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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록> GE와 NBC가 있는 건물인 30 Rockefeller Plaza의 별명으로 케이블에서는 <30 록: 지금은 방송중>으로 방송됐다.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다행히 올해 말 4시즌이 돌아온다. 작년 선거 기간에 페일린 impression(성대모사라는 뜻) 으로 유튜브의 스타가 되었던 티나 페이.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각본도 썼던 정말 재능있는 여배우이자 작가이자 제작자(본인은 작가란 타이틀이 가장 좋다고 한다). 현재 스티브 카렐과 <Date Night>이라는 영화를 촬영중이다.

이 두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드라마 촬영 뒷 이야기를 그려 성공한 <온에어>처럼 개그프로그램 뒷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나오면 어떨까 생각했다. 새로운 '코너'(위 미국 드라마에서는 스케치라고 하는)가 탄생하기까지의 우여곡절, 작가와 개그맨들의 아이디어 회의 모습,  유난히 기강이 세다는 개그맨들의 선후배 관계,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어 목에 힘주는 동료 코미디언과 예전에 엄청 떴다가 지금 한 코너도 맡지 못하는 불운의 개그맨,  또 뒷풀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샤방샤방 로맨스까지. 충분히 매력적인 드라마 한 편이 탄생하지 않을까?


posted by 라디오걸

2009/06/08 12:05 2009/06/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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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외인구단'의 실패 이유

방송 2009/06/08 10:18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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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 기획 드라마로 방영중인 <2009 외인구단>이 16부로 조기종영된다는 소식이다. 20부작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속상한 방송국 측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나 보다. 모처럼 잘했다. 빨리 끝내는 게 돈 버는 길이라는 데 동의한다. 3류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를 더 이상 끄는 건 전파 낭비다.

참고로, 나는 10대 때 이현세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맹렬하게 좋아했었다. 다음 편이 언제 나오나 만화방에서 죽때리는 걸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장호 감독이 연출한 <공포의 외인구단>에서 비록 최재성이 까치로, 이보희가 엄지로 나왔다 한들 흔쾌히 돈 모아 보러 갈 정도였으니까.

각설하고, 나는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을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었다. 그 이유와 관련해 편리하게 원작에 대한 훼손 어쩌구 블라블라 하고 싶지 않다. 돌이켜보면,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자체가 다분히 80년대적인 마초 신파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하여, 이장호의 영악하지만 게을렀던 영화 말고, 무려 20년이 지난 지금 하필 '공포의 외인구단'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던 일말의 마음은 없지 않았다. 물론 나는 제작진의 계산을 모를만큼 아둔한 시청자는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WBC 결승 진출 신화에 따른 국가적 감동에 편승해 보자는 것? 이렇다할 스포츠 각본이 창안되면 다행이겠으나 지금 수준의 창의력이라면 차라리 온고이지신하자는 것? 까짓 잘 편승했으면 박수 받을 일. 하지만 욕만 먹게 생겼다.

실패한 이유는 자명하다. 우선, 매우 치명적으로 캐스팅의 실패다. 오혜성 역의 윤태영부터 마동탁 역의 박성민, 하물며 백두산 역의 임현성까지 총체적인 실패다. 몸값 비싼 스타들 쓰느니 원작의 아우라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가겠다는 의도가 묻어나는 대목이지만, 그들의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력은 드라마가 처음부터 졸속이었음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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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내러티브 업그레이드의 실패다. 원작 만화의 마초 신파적 이야기를 21세기의 시대성으로 각색하지 못한 드라마는 구태의연하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80년대에는 통하는 이야기였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유치찬란 그 자체이다. 제작진들은 흘러간 시간만큼 문화적 감수성이 변화했다는 것을 감지할만큼 똑똑하지 못했다.

세번째는 화면 연출의 조악함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실제 경기 장면과 등장 인물들의 움직임을 대강 짜맞춘 경기 장면은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중계 화면은 이미 고도로 진화된 기술에 의해 탄생됐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박진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중계 화면의 관습적 앵글보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극적으로 보이기 위한 작위적인 앵글을 너무 자주 사용함으로써, 거꾸로 경기 장면의 리얼리티를 훼손한다. CG로 처리된 공이 타석에서 허공으로 날아오는 장면(이건 대체 누구의 시점이지? 새?) 따위가 대표적이다. 차라리 포수의 시점에서 허공을 향해 타격된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훨씬 더 시원해 보일텐데, 이렇게 잔머리를 굴린 앵글들이 의도만큼 세련되지 않고 오히려 유치해 보인다는 게 문제다.

결과적으로 <2009 외인구단>은 대중의 취향을 넘겨 짚는 기획이 얼마나 위험한지 재차 입증한 사례로 남게 됐다. 안그래도 방송가가 불황인데, 자꾸 막장 아니면 졸속으로 승부하면 공중파라고 외인구단 되지 말라는 법 없다. 지옥훈련이라도 좀 다녀오시든가.



posted by cinemAgora

2009/06/08 10:18 2009/06/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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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금) 영결식 생중계를 끝으로,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추모방송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더 이상 생중계도 없고, 속보도 없으며, 예능 프로그램도 정상화 됐다. 따라서, 이제는 지난 일주일간 각 방송사가 보여준 서거 방송의 면면을 조목조목 따져 볼 차례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3일, 각 방송사들은 정규방송 대신 각종 서거 속보를 내보냈다. 보통, 방송사들은 유명인사들의 사망을 대비해, 고인의 생애를 정리하는 특집물을 미리 준비해 둔다. 데스크가 담당자를 지정하면, 담당자는 각종 영상기록을 연대기별로 정리해 두고, 언제든 방송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건강상의 문제로 병상에 누워있는 인사라면, 몇 시간안에 방송준비를 마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전직 대통령은 당연히 부고 방송을 해야 할 유력인사에 해당된다. 따라서, 각 방송사별로 담당자, 혹은 담당팀이 정해져 있다. 병상에 누워있는 전직 대통령과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전직 대통령의 부고 방송은 부음이 전해진 후, 몇 시간안에 방송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게 방송가의 상식이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식적인 부고 방송은 SBS가 가장 먼저 내보냈다. 서거 당일인 23일(토) 밤 11:45 ‘故 노무현 서거 특집 - 영광과 역경 63년’ 이라는 제목이었다. 이어, KBS는 다음날인 24(일) 10:40 ‘노무현의 삶과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공식적인 부고 방송을 했으나, 추모기간 동안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는 아이러니 하게도 공식적인 부고 방송을 하지 않았다. 다만, MBC는 26일(화) 11:00 PD수첩을 통해, 변형된 형태의 부고 방송을 내보냈다. 하지만, MBC가 특집의 형식을 빌어, 고인의 생애를 되돌아 보는 공식적인 부고 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아쉬운 대목이다.

내용면으로 보자면, SBS의 부고 방송은 지난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에 방송된 ‘당선 특집’의 재편집본에 가까웠다. 시간이 촉박했던 탓인지, 방송 3사중 가장 먼저 방송을 하는데 만족한 듯 보인다. 이에 비하면, 하루 늦게 방송된 KBS의 ‘노무현의 삶과 죽음’은 ‘준비된 부고 방송’이라고 볼 수 있었다. 방송 3사중 인력과 장비, 여건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다가, 공영방송이라는 특성이 작용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대담 프로그램의 존재 유무를 따져보자. 방송 3사 모두 이번 추모 방송에서 서거 관련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았다. SBS의 ‘시사토론’은 결방됐고, KBS의 ‘심야토론’은 물론이고,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MBC의 ‘100분 토론’ 조차 주제가 ‘북핵’이었다. 어떤 형식으로건 방송 3사 모두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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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프로그램은 단순한 사실 보도와는 달리, 한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과거 대형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방송사들은 속보 체제를 가동함과 동시에, 1개 이상의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해,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해왔다.

전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굳이 토론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이른바, 전문가 혹은, 관계자들이 출연해, 故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과, 서거의 원인, 정치 및 사회에 미칠 파장 등을 설명하는 대담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게 방송가의 정석이다. 하지만, KBS나 SBS는 물론이고, MBC 조차 이같은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말일지도 모른다. 왜일까?

만약, 어느 방송사가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해서 제작에 들어간다고 치자. 일단,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바로 출연자 선정이다. 이번처럼,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대립구도에 놓여 있는 사안을 다룰 때, 이른바 ‘객관적’ 입장의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누가 출연하건 어느 쪽에서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그런 출연자를 찾는다 해도, 스튜디오로 모시기가 쉽지 않다. 자칫,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방송’에 나올만한 ‘객관적’ 인물이 존재할 수 있을까?

어느 쪽에서건 신뢰받는 출연자를 등장시킨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대담 방송의 특성상, 고인의 공과, 서거의 원인, 파장 등을 미주알 고주알 곱씹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좌우, 여야, 정권과 국민의 대립각 속에서 어느 것 하나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특히나, ‘서거의 원인’ 부분은 ‘불발탄의 뇌관’처럼 위험하기 그지없다. 법치를 빙자해, 검찰과 청와대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가는 국민의 ‘공적’으로 낙인찍힐 게 분명하고, 반대로,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검찰과 청와대를 ‘정조준’했다가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출연자는 물론, 제작진, 해당 방송사까지 조만간 엄습해 올 ‘그들의 역공’에 장렬히 산화할 각오를 해야 한다. 물론, 추모 기간이며, 국민 대다수가 감정적으로 대단히 ‘격앙된 상태’라는 점도 대담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은 이유일 수 있다.

몽땅 피해가는 방법도 있다. ‘면피’를 위해, 형식은 대담 프로그램이되, 단순한 사건 보도와 현상의 나열만을 반복하는 것. 하지만, 이것 저것 다 피해갈 거라면, 굳이 섭외도 어려운 ‘객관적인 전문가’를 데려다가 대담 형식의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이것이 바로 지난 일주일간 대한민국의 모든 방송사들이 ‘중계차 보도’만을 내보낸 이유이다. 역설적으로 ‘언론이 걸어야 할 정도’를 포기한 채, 정권과 국민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오직 생존의 길만을 모색해야 하는 초라한 한국 방송사들의 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일단, 주목해야 할 방송은 이번주 MBC 100분 토론이다. 공식적인 추모 기간도 끝난 마당이니, 오는 4일(목) 100분 토론이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에 관련된 주제를 피해갈 명분이 없다. 100분 토론이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한다해도, 위에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말이 통하는 우파 인사’들을 출연시키기 힘들 것이다. 결국, ‘기계적 객관성’을 확보하기위해, 이른바 ‘듣보잡’이라 불리는 몇 몇 인사들이 출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국민 대다수가 알다시피, 그들은 ‘불발탄의 뇌관’을 충분히 건드리고도 남을 인물들이니, 그들을 출연시키면,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게 분명하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피해가는 방법도 있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가 아니라, ‘업적 재평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비교적 무난하게(?) 토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만약, 오는 5일(금) SBS의 ‘시사토론’과 6일(토) KBS의 ‘심야토론’이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관련 주제를 선정한다면, 이같은 방식으로 ‘뇌관’을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MBC의 ‘100분 토론’은?

아마도, 이번주 방송 3사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 선정은 한국 방송사의 위상과 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6/01 10:05 2009/06/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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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노무현이 아닌 MB 때문에 눈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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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만이 넘는 사상최대의 추모인파.... 50만이 넘게 함께한 영결식과 노제.... 국민장이 끝났음에도 결코 끝나지 않는 국민적 추모.... 노무현 전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은 말 그대로 "국민장"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가슴 속에 슬픔과 분노를 간직했고, 수많은 국민들이 허망함을 가눌 길 없어 공화에 빠졌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도대체, 왜 일까? 나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 모두는 왜 이토록 슬프고 괴로운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

    2009/06/02 16:01
  2. 이땅은 법은 없고, 냄비여론만 따라가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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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땅은 법은 없고, 냄비여론만 따라가면 되나? 대통령/ 정치인 등 권력 비리로 얼룩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도중에 궁지에 몰린 노 전대통령의 자살은 정말 슬픈 일이다. 자살이라 명하든, 서거라 명하든 국민의 ...

    2009/06/03 02:03
  3. 이땅은 법은 없고, 냄비여론만 따라가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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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정치인 등 권력 비리로 얼룩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도중에 궁지에 몰린 노 전대통령의 자살은 정말 슬픈 일이다. 자살이라 명하든, 서거라 명하든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슬픈 일이다. 하지만.. 요즘 나를...

    2009/06/03 02:20

불행에 함몰된 드라마 속 어머니들

방송 2009/05/17 10:40 Posted by 3M흥업
최근 2~3년간, 막장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며 안방을 장악했다. 문은아(너는 내 운명), 임성한(하늘이시여)을 필두로 출생의 비밀과 불륜, 결혼을 반대하는 시어머니의 막장행위가 끝없이 이어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여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라이벌이 악역을 도맡았다. 그러나 지금은 결혼을 반대하기 위해 여주인공을 납치 폭행하거나,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어머니가 주를 이룬다. 자식을 사랑해서라고 말하면서도 종종 그녀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듯 행동한다. 심지어 그녀는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달갑지 않은 며느리로 인해 불행하다고, 그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주장하면서도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쾌감에 중독되어 벗어날 의지가 없어 보이는 그녀들. 왜 드라마 속 어머니는 이토록 잔인하며, 자기 파괴적 인간으로 변모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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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늘이시여'


임성한과 김수현 그 어디에서..


막장 드라마의 본격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흔히 임성한이 거론된다. 그러나 임성한은 캐릭터보다는 인물의 혈연관계를 막장으로 구성하는데 주력한 작가이다. [보고 또 보고]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임성한은 유사한 패턴을 반복하며 이러한 형식의 드라마 확산을 부추겼고, 이로부터 유사 임성한표 드라마가 파생되었다. 그러나 임성한의 드라마와 그로부터 파생된 유사 상품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임성한은 갈등의 봉합에 상당히 공을 들이며, 화해 가능성이 파괴되지 않는 것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임성한이 혈연관계를 가히 엽기적으로 뒤섞는 것으로도 모자라 신내림이나 띠 동갑 연상녀와 같은 극단적인 설정을 차용하는 이유는, 악역 캐릭터의 막장화에 강력한 면죄부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주인공을 박해하는 이들에게 그럴 수밖에 없는 강한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행위는 일말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더불어 임성한은 주인공을 박해하는 주변 인물을 ‘미성숙한 자아 단계’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이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공격성을 포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임성한의 드라마가 성공하였던 이유는 자극적인 소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자신을 거부하는 주변인들을 포섭하여 자기편으로 만들기가 수월하며(생각이 모자란 어른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쾌감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막장 캐릭터’가 전면화되면 될수록, 갈등의 봉합은 불가능의 영역 아래 사라진다. 임성한의 드라마가 고독한 계몽주의자의 수난사에 가까웠다면 최근의 막장 드라마는 심리스릴러물에 가깝다. 드라마에서 어머니는 여주인공과 아들을 헤어지게 하는 선에서 멈추지 않는 분노를 내뿜는다. 이들은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하려 했다는 이유”로 괘씸죄를 추가해, 여주인공을 박해한다. 과거 드라마에서 악독한 시어머니는 자존심에 상처를 가하거나 모멸감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주인공을 괴롭혔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에서 어머니는 여주인공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고 짓밟음으로써 자아를 파괴할 목적으로 음모를 획책한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주인공의 추방이나 처형이 아닌, 바로 상대가 ‘폐인’이 되는 것이다.

남성 신경증을 앓는 여자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한명인(최명길)은 과연 김유석(선우재덕)을 사랑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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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특이성은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딸의 징후가 읽힌다는데 있다. 한명인은 명진그룹 한회장이 누구보다 사랑한 막내딸이었다. (어머니의 이미지가 제거된) 부녀관계에서 한명인은 아버지를 이상적 존재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그 이미지에 투사함으로써 탈여성화를 욕망한다. 전 생애에 걸쳐 한명인은 <아버지의 아들-계승자>라는 이상을 자신과 아들 민수(정겨운)에게 강요한다.

한명인의 트라우마는 ‘남자들의 세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자신을 ‘누군가의 아내’로 만들려 한 아버지로부터 비롯된다. 그녀는 자신이 마땅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영역에서 추방당함으로써 아버지와 분리를 경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체를 보완하는 강박증자의 태도를 취한다. 보통의 경우 히스테리는 상대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내부의 불만족을 해결하지 않고 지속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강박증자는 상대를 소유(종속)함으로써 자신을 보완하며, 불가능한 대상을 욕망함으로써 좌절과 죄의식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다. 한명인은 김유석이 가난하고 힘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사랑했으며, 그가 죽었기 때문에 그 사랑을 절대적인 것으로 포장한다. 김유석이 죽은 사람이었을 때 그는 이상화가 가능했으며, 한명인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종속물일 수 있었다. 그러나 김유석은 살아있으며, 한명인의 현재에 개입하려 한다. 결국 드라마는 김유석을 다시 한 번 제거함으로써 한명인의 잠재된 소망을 지속시킨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여러 면에서 김수현의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 김수현은 [내 남자의 여자]와 [사랑과 야망]을 비롯, 여러 드라마에서 남성 자아상에 지배받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내 남자의 여자]의 이화영(김희애)과 [사랑과 야망]의 김미자(한고은)는 한명인처럼 내면에 남성 자아상이 자리해 있다. 이들은 부모에게 자신이 ‘아들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를 소망한다. 이화영은 어머니에 대한 강한 저항감과 동질감으로, 김미자는 죽은 오빠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죄책감으로 내적 분열을 겪는다. 김미자에게 있어 박태준(조민기)은 죽은 오빠의 대역이자, 자신의 부모가 소망한 아들의 현시와 같다. 김미자는 박태준과 끊임없이 경쟁하고 그와 자신을 비교하려 든다. 만약 김미자와 이화영이 매력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들은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남성적 자아와 여성적 자아를 통합하고, 부모의 억압으로 벗어나는 길을 모색할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자신을 탐하는 남성들의 시선과 이를 활용하라고 부추기는 주변의 요구에 굴복함으로써 이들은 부모로부터 이입된 자아상에 고착되고 만다.

막장화된 어머니의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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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의 고은아(장미희)나 [너는 내 운명]의 서민정(양금석), [사랑해 울지마]의 이영선(이미영)은 표면적으로 행복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 살아왔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해 가정적인 남편과 결혼하였고, 착하고 말 잘 듣는 아들까지 낳아 길렀다. 혹자는 이들이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치 않는 며느리를 들이는 과정이 ‘처음 겪는 인생의 실패’이며, 바로 그 때문에 막장캐릭터로 돌변하였다고 주장한다. 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에게 아들의 사랑을 빼앗긴데서 온 질투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 막장 어머니는, 자아상의 불일치로 고군분투하는 한명인이나 김미자와는 정 반대의 이유로 불행하다. 부모가 제시한 이미지에 순응함으로써 평화로웠던 이 여성들은 가정적인 남편과 착한 아들과 함께 그 평화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환영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막상 결혼반대가 본격화되자 남편과 아들은 무능한 존재임이 드러난다. 가정적이었던 남편은 포기를 동반한 현실과의 타협속에 나온 무기력의 이면이며, 아들은 타인에 의한 지배를 당연시하는 약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녀는 침입자인 며느리에게 혐오감을, 싸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남편에게는 환멸을, 순종적이기만 한 아들에게 실망하며 싸움을 더욱 격한 상태로 몰아붙인다. 그결과 그녀는 더 이상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며, 그로인해 더욱 불행해진다.

이러한 드라마에 감정이입할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청자는 고난속의 착한 여주인공의 답답함과, 그녀를 사랑하는 부잣집 아들의 유악함과, 잔혹하고 속물적인 어머니 모두를 힐난함으로써 ‘누구누구네 집에 찾아온 불행’을 걱정하는 척 은밀히 향유한다. 드라마에서 여자들은 모두 불행하며, 그 불행의 원인에 집착하기에 또 불행하다.

가족의 화합과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했다는 제작진의 억지주장을 옹호하려는 듯 막장드라마는 어설프게 화해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끝을 맺는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녀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불행하리라는 것을.

                                                          posted by 늙은소 / 3M흥업 (http://three-m.kr)

2009/05/17 10:40 2009/05/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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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취재 및 제작 지원의 실체

방송 2009/05/15 21:21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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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협찬 없다? 정말?> 이라는 포스트에 달린 댓글을 보니, 대다수 대중들은 방송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하여, 촬영 현장에서 벌어지는 제작진과 공무원간의 '밀고 당기기'를 소개하는 글을 다시 쓴다. 부디, 이번 포스트를 통해, 비록 소수라도 ‘진짜’와 ‘가짜’, ‘언론인’과 ‘사이비’를 구분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보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행사를 싫어한다. 예를 들어, 지방 축제가 열리면, 출입기자들은 물론, 각종 방송 프로그램의 카메라가 총집결하는 터라, 모셔야 할 언론인이 수십명. 대규모 행사라면 100여 명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으니, 정말 눈 코 뜰 새가 없다. 더구나, 이 손님들이 오죽 까다로운가?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 잠시라도 소홀하면, 협박성 멘트가 귀에 꽂히고, 이런 불평이 윗사람 귀에라도 들어가면 된통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먼저 이 대목(공무원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는데, ‘진짜’는 공무원을 원활한 업무를 위한 파트너로 대하고, ‘가짜’는 아랫사람처럼 다룬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을 목격하면, 언론인의 말투나 행동에 주목하라. 대번에 ‘가짜’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다. ‘진짜’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무원을 찾지 않는다. 사전에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공무원의 도움이 필요없다.

식사 시간이 되면, ‘언론인’과 ‘사이비’의 구분이 명확해 진다. 대형 행사의 경우, 지자체는 언론인 전용 식당을 미리 예약해 놓고, 행사장에서 좀 먼 곳일 경우, 버스까지 대절해서 언론인들을 모셔간다. 이때, 혹시라도 마음에 안드는 식사가 제공되면, ‘사이비’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폭탄주 몇 잔이라도 돌고나면, 담당 공무원은 좌불안석이다.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

정신 똑바로 박힌 ‘언론인’들은 공무원을 따라갈 틈이 없다. 잠시라도 짬이 나면 더 많은 것을 취재하고, 그림으로 담아야 하기에, 시간 맞춰 식당에 가거나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틈이 없다. 현장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거나, 대충이라도 일을 마친 후 식사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공무원들과 함께 식당에 가지 않는 쪽이 진짜 ‘언론인’일 확률이 높다.

공무원, 특히, 지방자치단체 공문원들은 그렇게 길들여진다. 언론의 협조가 필수요소인 자치단체장들이 두 눈 부릅뜨고 대언론관계를 체크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언론인’들이 최대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누구 돈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1박2일’과 같은 대형 프로그램이라도 계획되면, 온 청사가 발칵 뒤집힌다. 제작진으로부터 전해 들은 예상 동선, 시간, 내용은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그에 따른 가능한 편의 제공이 논의되기 시작한다. 제작진이 요구했냐고? 천만의 말씀! ‘사이비’들에게 길들여지고, 단체장에게 사육된 그들은, 과거의 선배들이 전수해 준 매뉴얼대로 치밀한 준비를 시작한다. 제작진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상관없다.

만약, 제작진 스스로 섭외부터 진행, 경비까지 모두 처리하는 경우에는 도대체 뭘 준비하냐고? 설사, 아무것도 준비 할 것이 없다 해도, 가장 중요한 ‘의전’과 ‘얼굴 내밀기’가 남아있다. 자치단체장은 무슨 수를 쓰건 촬영 현장에 들러, 어렵사리 선거구에 방문해 주신 제작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하고, 만나기 힘든 연예인들과 사진도 찍어야 한다. 이때, 웬만한 부하 직원은 물론, 방귀 좀 뀐다는 지역 유지들까지 줄줄이 따라오니, 그 인원이 적지 않다.

제작진은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 촬영에 심각한 방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굳이 찾아온 그들을 홀대하기도 어렵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을 받은 경우라면, 더 물리치기 힘들다. 결국, 촬영이 잠시 멈출 때(테입을 갈 때),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어줘야 탈이 없다. 그나마, 조용히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라면 덜 괴로울 텐데, 눈치없는 시장은 ‘고향인심’, ‘식사대접’ 운운하며 한사코 식당으로 오시라 읍소를 시작한다. 안드로메다 개념의 군수는 한사코 식사비를 마다하는 제작진에게 점심값이라며 ‘흰봉투’라도 쥐어 주려고 안달이다.

정말, 진짜, 아무것도 도움받은 게 없는 ‘순수 무협찬 무지원 촬영’이 진행됐다고 치자. 그래도 지자체 예산에는 흔적이 남는다. ‘의전’과 ‘얼굴 내밀기’에 사용한 교통비(누가 오라고 했나?)와 식비(제작진이 한사코 거부하면 자기들끼리 거하게 드신다)를 떡하니, 촬영 지원 비용으로 계상하신다. 이러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닌가? 몇 년전, 내 동료는 이런 비용 처리 영수증 뒷면에 이름 석자가 적힌 죄로, 검찰로부터 촌지 수수 혐의를 추궁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겪기도 했다. 봉투는 커녕 숟가락도 구경 못했는데 말이다.

제작비가 충분한 ‘1박 2일’ 같은 메이저 프로그램 일수록, 취재비와 제작비를 충분히 지급하는 메이저 언론사일수록, 자자체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제작비가 충분하지 않은 마이너 프로그램이거나 재정상태가 열악한 언론사의 제작진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그렇게 취재한 기사나 프로그램은 알게 모르게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되곤 한다.

이게 현실이다. ‘언론의 힘’을 적절히 이용해야 하는 단체장의 영악함과 단체장의 말 한마디에 승진이 걸려 있는 공무원의 절박함, 이들을 적절히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일부 언론인들의 기묘한 앙상블이, 이른바 ‘협찬’, 혹은 ‘지원’ 이라는 명목으로 계상되는 지자체 예산의 실체다.

                                                       posted by PD the ripper / 3M흥업(http://mmnm.tistory.com)

2009/05/15 21:21 2009/05/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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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협찬 없다고? 정말?

방송 2009/05/15 13:38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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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박2일' 촬영을 미끼로 지방자치단체에 돈을 요구하는 사기가 극성인 모양이다. 오죽하면, 제작진이 직접 나서, '협찬 없다. 속지마라!'는 공문을 돌렸을까? 그런데, 정말 협찬이 없을까?

방송 협찬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단, 가장 일반적인게 현금 협찬인데, '1박2일'은 현금 협찬이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다. 방송법에 따라, 현금 협찬은 외주사가 제작하는 드라마나, 해외물이 포함된 다큐멘터리에 한정된다. 만약,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이 현금 협찬을 받는다면, KBS 전체가 발칵 뒤집힐 만한 중대 사건(?)이 되고, 제작진은 가혹한 징계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누군가 현금 협찬을 거론 한다면, 100% 사기다.

현금 협찬 다음으로 많은 게 물품 협찬인데, 이게 참 애매하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출연자들의 의상, 소품 등을 현물로 임대, 혹은 제공하거나, 촬영 장소를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것. 문제는 바로 이대목에서 발생한다. 허용 가능한 현물 협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규정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 '협찬 없~다'를 강하게 주장하는 '1박2일'도, 사실 따지고 보면, 현물 협찬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출연자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이 협찬인데, 옷 몇 벌 빌려 입는거야 협찬사에게도 이득이 되고, 대부분 입고나서 돌려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손상된 경우에는 배상까지 하는게 관행이니, 그냥 패스~.

정작, 중요한 협찬은 촬영시 '편의 제공' 부분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편의'는 대체로 지자체의 주도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이 계상되는 협찬은 바로 섬 촬영이다. 100여 명의 이르는 스텝과 몇 트럭분의 장비를 섬까지 운송하는 일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운송 비용 또한 육지에서의 그것과 비교가 않될 정도로 비싸다. 가까운 섬이라면 1인당 몇 천원 수준이겠으나, 가거도 같은 경우는 5만원선이니, 왕복 승선비만 해도, 1천만원에 육박하는 거금이 필요하다. 거기에 쾌속선의 경우, 대형 장비는 반입이 안되니, 별도의 운송비를 내고 화물선에 따로 실어 보내야 한다. 

여기에서 제작진의 고민이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취지, 훌륭한 아이템이라고 해도,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 거금을 운송비에 쏟아 부을 수는 없다. 이때가 바로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청률 높은 '1박 2일'에 관광지가 소개되면, 소위 대박이 터지니, 제작진의 촬영 편의를 위해, 운송비쯤은 흔쾌히 처리해 준다. 일단, 해당 선사에게 협조를 구해서 할인 혜택을 받고, 원가에 가까운 경비는 지자체 예산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음은 장소 협찬인데, 스쳐 지나가는 장소야 돈 들어갈 일이 별로 없지만, 숙박을 해야 하는 장소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골 마을이 배경이라면, 지자체와 마을 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하룻밤 '유숙'을 하면 그만이지만, 인심이 야박한(?) 관광지라면 당연하게도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체로 스텝들의 숙박은 최소한의 방을 빌려 '칼잠'을 자거나, 노숙에 가까운 '널부러짐'으로 제작비 상승을 막게 되는데, 가끔은 이 역시 지자체 예산으로 해결해 주기도 한다. 가끔은 지자체에서 '민폐'를 걱정하는 제작진 몰래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으니, 따지고 보면, 이런 경우를 제작진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그런데, 문제는 촬영이 끝나고 방송이 순조롭게 나간 다음이다. 촬영 이후, 지자체에서는 제작진의 '암묵적 동의'에 의해 제공된 비용은 물론, 지자체의 '자발적 제공'부분까지를 모두 합쳐, '1박 2일 촬영 편의 제공'으로 처리한다. 이렇게 계상되는 비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후, 해당 지자체의 공무원은 '1박 2일' 촬영 유치 방법을 묻는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사용된 예산의 총액과 처리 방법을 조언하게 된다. 내가 만난 어느 지자체 공무원은 '1박 2일' 촬영 편의를 위해, 각종 예산을 끌어 모아 총 7천만원의 비용을 처리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으니, 그가 다른 지자체 공무원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이런 식으로 지자체 공무원들 사이에, '1박 2일'촬영 협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1박 2일'만 다녀가면, 때로는 대박, 못해도 중박이 되는 지라, 선거에 목숨 거는 자치단체장들은 해당 부서 공무원들을 압박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없는 예산을 짜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1박 2일' 유치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매주 제작비 명세서를 부여잡고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야 하는 제작진의 '숙명'과 이벤트에 목숨거는 '자치 단체장', '1박 2일' 유치에는 돈이 든다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버무려져 사기꾼들이 파고들 틈이 생긴 것이다.

제작진이 단 돈 한 푼이라도, 촬영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제작비로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이번 주말부터 서울 근교의 육지에서만 진행되는 '서울,경기 한정판 1박 2일'만 보게 되거나, 시청료가 포함된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욕지거리를 내뱉게 되리라.


                                  posted by PD the ripper / 3M흥업 (http://three-m.kr)



<댓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7천만원' 부분에 집중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그 부분은 '사실'일 수도 있고, 공무원의 '말실수'일 수도 있으며, '과장'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말이란 상황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속성이 있으니까요.

보통 지자체의 협조로 촬영이 진행되는 경우, 제작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해 당사자들의 '오바'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촬영 현장에서 '이러 저러한 분'들과 인터뷰할 예정이라고 한마디 흘리면, 자기들 맘대로 '인터뷰이'를 미리 대기시켜 놓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 반강압적으로 대여섯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일도 있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제작진은 '인터뷰이'의 항의로 곤경에 빠집니다. 자, 이런 경우는 누구의 책임일까요?

촬영을 진행하는 제작진은 수많은 변수와 싸웁니다.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그 정도가 심하죠. 단편적인 몇 가지 사실만으로, 정의를 판별할 수 있을까요? 영화 '라쇼몽'이 설파했듯, 진실은 절대불변의 가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몇가지 사실만으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행위는 온당하지 못한 일 아닐까요?

댓글이 제시한 기사에도 나오지만, 촬영시 제공됐던 '행정선'에도 지자체 예산에서 나오는 유류비가 지출됩니다. '용인'과 '비난' 사이의 기준점은 도대체 어디쯤 일까요? 방송 제작진은 그 사이에 걸린 외줄을 타는 '곡예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1박 2일'과 같은 인기 프로그램은 더욱 그렇죠.

지금은 '1박 2일' 제작진도 그런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고 합니다. 지자체의 공고한 '카르텔'과 싸우는 셈이죠. 그 싸움이 쉽지 않기에, '협찬 사기'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단편적인 사실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에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마도 제 글이 '미문'이라 그리 됐겠지만....
2009/05/15 13:38 2009/05/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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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녹화에서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지만, 야외 현장에서는 자주 발생하는 사고(?)다. 현장 오디오의 수음을 어렵게 만드는 자동차나 비행기 소음이라면 잠시 기다리면 된다. 녹화가 시작된 줄 모르고, 유명인에게 사인을 받으러 뛰어든 구경꾼이라면 대충 달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방해꾼이  어떤 의도(?)를 갖고 일부러(!) 뛰어든 경우라면 한동안 녹화 진행을 포기해야 한다. 얼마 전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방영된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 태연 몰래 카메라편을 본 시청자라면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게다. 이런 방해꾼들의 첫마디는 거의 대부분 '누구 허락 받고...'로 시작된다.  

야외 촬영, 특히 공중파에서 진행하는 야외 촬영은 현장 섭외가 필수다. 과거에는 촬영 허락없이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아주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섭외, 허가, 헌팅의 순서를 밟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누구 허락 받고..'는 일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난다. 그러나, 도무지 논리와 당위, 설득조차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머리 모양이 '깍두기'이거나, 한 잔 '거하게' 걸친 취객인 경우, 실랑이는 길어질 수밖에 없어서 출연자들과 스텝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이런 경우, 해결사는 원래 연출부의 몫이다. 설득과 협박,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여, 방해꾼을 최대한 촬영 현장으로부터 먼 곳으로 유도해야 하는데, '깍두기'와 '취객'은 이런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완력을 사용해 끌어 내면 되지 않냐고? 쌍팔년도에나 통할 얘기다. 어설프게 무력(?)을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일을 더 키워, 촬영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돌파하려면, '유명인'이 나서야 한다. 유명한 연예인일 수록, 약발이 잘 듣는다. '깍두기'에게는 아리따운 여배우가, '취객'에게는 넉살 좋은 개그맨이 제격이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나 DVD 음성해설을 보거나, 듣다보면, 의외로 이런 상황에 대한 에피소드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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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1박 2일'이나 '패떴' 촬영 현장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누가 나설까? 최근 만난 방송 관계자는 이에 관해서, 꽤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패떴'이야 당연히 '유재석' 없이는 끌고 갈 수 없는 프로그램이지만, '1박 2일'은 '강호동'이 아니라, '이수근' 없이는 촬영 불가라고...

'1박 2일'이나 '패떴'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촬영 현장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따라다니는 스텝의 수가 거의 100여 명에 이르니,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기 마련이다. 스텝들의 작은 실수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 대규모 촬영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나 상인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깍두기'도, '취객'도 아닌 멀쩡한 생활인의 입에서 '누구 허락 받고...'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가끔은 '1박 2일' 해남편의 전통여관 '유선각'의 주인처럼, 예상치 못한 대규모 촬영에 놀라,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촬영이 한창 진행중인 현장에서, 촬영을 허락했던 당사자가 마음을 바꿔 촬영 불가를 선언하는 '핵폭탄'이 터지기도 한다. 방송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1박 2일'의 촬영 현장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어김없이 '이수근'이 나서고, '패떴'에서는 '유재석'이 나선다고 한다. 그 둘에게는 오랜기간의 무명생활로 다져진 특유의 '친화력과 넉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방송에서 드러나는 성격과 이미지대로, 그들은 적절한 넉살과 진정성을 무기로 방해꾼의 마음을 얻어내, 차질없이 녹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이수근'과 '유재석'을 제외한 '1박 2일'과 '패떴'의 다른 출연자들을 떠올려 보면, 방송 관계자의 증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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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카메라 앞의 상황, 그것도 편집을 거친 정제된 화면과 음성만을 보고 듣는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믿기 쉽다. 하지만, 촬영 현장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수많은 사건, 사고가 벌어지는 생짜 '리얼'의 현장이다. 우리가 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그 진짜 '리얼'에서 시청자가 눈살을 찌부릴 만한 요소를 모두 제거한 '일부분'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TV를 통해 진짜 '리얼'을 보고 싶다면, 한 20년쯤 꾹 참고 기다리거나, 이민을 고려해야 한다. '행복의 나라'만을 꿈꾸는 2009년 한국의 TV는 결코 생짜 '리얼'을 보여주지도, 드러내지도 않을 것이기에...

'유재석'이야 모두들 인정하듯, 화면 안과 밖이 다르지 않은 '나이스 가이'이니 손해 본 게 없지만, 가끔 '1박 2일' 시청자들이 '이수근'의 역할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걸 보면, 화면 밖에서 고군분투하는 그가 안쓰러워진다. '일꾼'이라는 별명은 '거저' 얻어진게 아니다. 지금의 그가 순탄치 않았던 과거의 유산일 지라도, 화면 밖에서 희생하는 그에게, 아주 가끔은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당신이 지난 주말에 얻은 감동과 웃음이, 온전히 그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멀더가 말하지 않았나?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고...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5/13 17:42 2009/05/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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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즌으로 종영하게 될 새로운 미드들

방송 2009/05/12 02:20 Posted by 3M흥업
2009/05/12 02:20 2009/05/12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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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리스트", 증거와 단서의 차이

방송 2009/05/08 01:41 Posted by 영화진흥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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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였는지 알아요?
나와 내 동료들이 찾아낼거야.
어떻게요?
보고, 듣고, 질문하고...
- 멘탈리스트, 2회 -


범죄-수사드라마는 오랜 전통을 가진 장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처음 만난 스모그로 어둠침침하던 영국에서 인기를 누리던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도 따지고 보면 범죄-수사 드라마다. 이 장르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왜 사람들이 이 장르에 끊임없이 눈길을 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쩌면 숨겨진 범인을 찾아낸다는 설정이 퍼즐 혹은 미스터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범인과 탐정의 머리싸움이라는 설정이 우리의 사회생활을 관통하는 핵심주제인 독심술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범죄와 추리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는 과정이 "우아하게 호수 위를 부유하는 백조도 알고 보면 물 밑에서는 조낸 물갈퀴질을 해대고 있다"는 모두의 상식적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건 이 장르는 온갖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제시카의 추리극장>이나 <레밍턴 스틸>도, <탐정 콜롬보>나 <블루문 특급>도,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NCSI]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사반장>도 모두 이 장르의 형제들이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는가 싶었던 이 장르는 2000년, 첨단 법의학을 내세운 [CSI]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단계로 진화했다. 그 이후 최근까지도, 이 장르의 유행은 법의학이었다. 비록 드라마에서 내세우는 법의학은 실제와는 엄청나게 많이 다르다지만 (예를 들어, 범죄현장에서 긴머리를 치렁치렁 날리며 증거를 수집하는 몸짱 수사관이라든지, 통유리 칸막이로 이루어진 실험실 등등...), 사람들의 머릿속에 “범죄수사=법의학” 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질 만큼, 그래서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들이 드라마 에서 본것 같은 빵빵한 증거들을 기대하고 그런 증거가 없으면 무죄를 때려버리는 현상까지 문제가 될 만큼, 최근 몇 년간 법의학의 유행은 압도적이었다.

2000년에 첫 시즌이 방송되었던 CSI ...

2000년에 첫 시즌이 방송되었던 CSI ...

닥치고 증거! 범인은 증거 속에 있다를 모토로 정진한 CSI ...

닥치고 증거! 범인은 증거 속에 있다를 모토로 정진한 CSI ...

물론 증거 뿐만 아니라 후까시로도 범인을 잡는 호반장도 있지만 ...

물론 증거 뿐만 아니라 후까시로도 범인을 잡는 호반장도 있지만 ...

이 법의학 유행이 정점에 도달해 있는 2009년 지금, 유행을 거스르는 드라마가 하나 시작했다. 바로 <멘탈리스트>다. 말로는 영매를 가장해서 사기질을 치던 “독심술사”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드라마인 것처럼 치장했으나, 따지고 보면 예전 아가사 크리스티 시절의 범죄-수사 드라마의 전통으로 되돌아간 이야기이다. 이 <멘탈리스트>를 보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전통적인 추리드라마가 어땠는지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그래 그 둘의 차이는 도대체 뭐냐고? 물론 대부분은 결국 같다. 둘 다 추리를 하고, 범인을 밝혀낼 뿐이다. 단지 하나만 다를 뿐이다. 같은 법의학 수사극이 증거(proof)를 수집한다면, 전통적인 추리극은 단서(clue)를 모은다. 하지만 이 단순한 차이가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멘탈리스트

멘탈리스트

법의학이 찾는 ‘증거’는 사실 지극히 생물학/물리학적인 것들이다. 지문, 발자국, 혈흔, 머리카락, 체액, 유전자, 그 외에 사소한 흔적들... 물론 이것들이 범인을 밝혀내는 매우 중요한 단서들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찾아내고 범인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기 보다는 지극히 건조하다. 그래서 CSI는 이 과정을 화사한 특수효과들과 그만큼이나 화사한 수사관들, 그리고 SF에서나 나옴직한 실험실로 치장해야 했다.
무슨 법의학 실험실이 이다지도 화사하단 말인가 ...

무슨 법의학 실험실이 이다지도 화사하단 말인가 ...

하지만 인류가 오랫동안 추론에 사용해온 ‘단서’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흘리는 모든 것이 바로 단서이기 때문이다. 어조, 눈빛, 자세, 정황, 그리고 애증관계와 동기들... 거기에는 이미 인간의 마음이 담겨있으며 그것을 찾아내는 과정은 그 자체가 드라마다. 법의학의 증거가 진단시약과, 현미경, 그리고 원심분리기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단서는 <멘탈리스트>의 주인공 패트릭 제인이 말하듯 “살펴보고, 들어보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단서를 포와로가 말하던 회색의 뇌세포에 집어넣고 돌려서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독심술사의 눈으로 보면 다 보여 ...

독심술사의 눈으로 보면 다 보여 ...

잘린 손만 보고 그 사람의 인종, 연령대, 직업과 지위까지 알아내는 ... 멘탈리스트

잘린 손만 보고 그 사람의 인종, 연령대, 직업과 지위까지 알아내는 ... 멘탈리스트

어쨌든, 이 드라마 <멘탈리스트>는 지극히 오래된 장르의 규칙을 ‘독심술’과 ‘최면/암시’라는 새로운 포장을 덧입혀서 되살려냈다. 비록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지나치게 속이 보이고, 지나치게 잘 속는다고 불평할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우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예전의 추리문학이 그랬듯,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대한 약간 새로운 고찰에서 나오는데, 그것을 즐기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즐겁게, 마치 현대판 아가사크리스티를 읽는 기분으로 시청하고 있다.

덧붙여, 멘탈리스트에서 패트릭 제인(사이먼 베이커)이 사용하는 기술들,
즉 최면이나 암시, 혹은 바디랭귀지 읽기 등등은 실제로도 활용되는 것들이다.
이 분야를 요즘은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LP), 혹은 신경-언어 해킹(NLH) 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더라.
최면은 따지고 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뭔가에 넋놓고 있는 상태가 얕은 최면이니까...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은 실제로 점쟁이들이 하는 일이고, 광고쟁이들도 하는 일이다.

나는 이 분야에 전문가는 아니라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간단한 설명은 디씨인사이드의 미국드라마 갤러리에서 알케믹 이라는 양반이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그 양반이 쓴 첫번째 글이고, 나머지도 더 있으니 함 찾아 읽어보시길...

멘탈리스트, 심리 해킹의 미학 <1편> : 핫리딩

http://gall.dcinside.com/f_drama/224280

짱가 / 영화진흥공화국(http://0jin0.com)
2009/05/08 01:41 2009/05/08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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