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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국 최초의 칙릿 드라마’이자 ‘패션 드라마’를 표방한 <스타일>이 전파를 탔다. 1, 2회 모두 17.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에지 있게’ 출발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어떤 면에서건 채널을 고정시키는 힘이 있었던가 보다.

원작도 읽었건만, 과연 드라마 속에서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보여 질까 궁금한 마음에 <스타일> 시청률 상승에 일조하며 1, 2회를 열심히 챙겨보았다. 아울러 10년 넘게 이 짓을 하고 있는 딸네미가 과연 회사에 나가 뭔 일을 하는지 감 좀 잡으시라고, 부모님까지 채널 고정하시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작보다 뻥튀기가 훨씬 더 심해진 드라마 <스타일>은, 아주 기본적인 사실들- ‘패션지 에디터들은 예쁜 가방을 보면 환장 한다’ ‘인터뷰이 섭외에 고전한다’ ‘기획회의 하고 인터뷰하고 촬영하고 기사를 쓴다’ ‘포토그래퍼와 작업한다’ ‘발행인 혹은 편집장 혹은 선배의 말엔 대체로 깨갱한다’ ‘협찬 의상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클럽 혹은 파티장을 비롯해 브랜드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꾸며놓은 고급스러운 장소에 자주 간다’ ‘화보 촬영을 하기 위해 제주도뿐 아니라 외국 출장도 종종 간다’ 등- 만을 얼개 삼고 이를 구체화하는 디테일은 철저히 과장된 허구로 가져갔다. 그야말로 5분에 한번씩은 “말도 안돼” “뻥뻥뻥” “웃기시네” 등의 멘트를 날리곤 했는데, 이 어이상실 감상과 더불어 이지아의 왕 오버 연기, 류시원의 심심한 연기를 참아내면서도 채널을 돌리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 김혜수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사실 김혜수가 연기하는 패션지 편집차장 박기자 역시 현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실제 패션지 에디터들에게까지 ‘판타지’를 불어넣는다. 그녀처럼 스타일도 그리고 자기관리도 ‘에지 있는 에디터이고 싶은’ 욕망을 부채질하는 것이다.

물론 그녀가 첫 등장에 입고 나왔던 379만원 하는 발망의 블랙 레이스 톱을 떡하니 입고 다닐 수 있는 대한민국 편집 차장은, 현재 시점으로서는 없다. 상의 3백만 원대, 스커트 1백만 원대, 스틸레토 힐 2~3백만 원대, 가방 2~3백만 원대, 선글라스 2백만 원대… 몇 천 만원 하는 수입차 빼고, 몇 백 만원 할 란제리도 빼고, 당장 눈에 보이는 그녀 차림새를 돈으로 합산해 보면 대략 1천만 원이 너끈히 넘는다. 그렇다고 1년 365일 이 복장으로 다니느냐, 천만에, 한 회 동안만도 무려 10회 이상 ‘최신 컬렉션 무대에 오른 아이템’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했으니, 박기자 김혜수의 하루 패션을 돈으로 환산하면 가히 천문학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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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온 몸에 걸친 아이템 합산이 1천만 원이 넘는 차림으로 출근하시는 패션 에디터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지지난 시즌 모 브랜드 샘플세일에서 25만원에 건진 판매가 2백만 원대 가방, 지난 시즌 프레스 세일 받아 45만원에 구입한 모 브랜드의 판매가 1백만 원대 스커트, 이번 시즌 간만에 ‘지름신’ 강림하여 6개월 할부로 구입한 판매가 1백만 원대 재킷 등이 그 조합이다(그러니 합산을 구입가가 아닌 판매가로 해야 1천만원 넘는 토탈 룩이 가능하다). 잠깐 딴 얘기지만, 패션지 에디터들에겐 늘 샘플세일 그리고 프레스 세일이라는 달콤한 악마가 매 시즌 어김없이 찾아오는데, 덕분에 지지난번에 긁은 할부가 끝나가기도 전에 또 다시 지갑을 여는 에디터들도 상당수다.


이 대목에 ‘된장녀 어쩌고’ ‘정신 나간 어쩌고’ 쇄도하는 비난의 글이 예상되나, 사실인 걸 어쩌나. 가장 먼저 그런 브랜드들에 노출되는 직업이고, 그런 아이템들의 미적 가치와 재산적 가치 등에 제일 먼저 세뇌당하는 직업인데다가, 무엇보다 이쪽에서 버티려면 제일 큰 자산이 ‘스타일’인 걸. 그리고 그 ‘스타일’이라는 것이 내면에 지니고 있는 ‘감각’과 ‘패션 센스’에 앞서 우선 겉으로 드러나는 ‘명품’들에 의해 재단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니 패션지 에디터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스타일'에 목숨 걸고 나아가 '명품'을 추종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런 면에서 김혜수의 ‘스타일’은 충분히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무려 7개월이나 이를 악물고 머리를 기르고 있던 나만 해도, 김혜수를 본 뒤 다시 쇼커트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기 시작했다. 이런 거로구나. 대체 이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사람들은 대체 왜 지켜보고 앉았던 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나조차 김혜수를 보며 ‘나도 저런 스타일’ 하며 선망하게 되니, 패션 월드를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며 가져갈 수 있는 ‘판타지’가 분명 있겠구나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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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제일 부러운 사람은 원작자 백영옥 씨다. 그녀가 <바자>의 피처 에디터이던 시절, 함께 베트남 출장을 갔던 적이 있었다. 당시 다른 에디터들이 ‘4차원일세’ ‘거 참 에디터스럽지 않네’라고 수군거렸던 기억이 나는데, 지나고 보니 그건 뒷담화가 아니라 일종의 칭찬인 셈이었다. ‘에디터’ 노는 물에서 놀 위인이 아니었거나, 지독히 운이 좋았거나. <스타일> 당선료로 1억 땡겨 주시고, 이번 드라마 판권으로 또 1억 땡겨 주셨다 하니! 정작 동경해야 할 대상은 ‘이번 시즌 신상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배한 박기자가 아니라, 에디터 시절의 처참한(?) 추억을 잘 구워삶아 말랑한 소설 한 편 내놓고 명예와 재물을 동시에 거머쥔, 인생역전의 주인공 백영옥 씨가 아닐는지. 아이고, 사촌이 땅 산 것도 아닌데 왜 배가 아프지. ㅋㅋ

posted by 웃긴 고양이
2009/08/05 08:30 2009/08/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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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타일' 스토리도 엣지를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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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막을 내리고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Style'의 막이 올랐습니다. 지난 주말 1,2회편을 살펴본 바로는 사실 기대보다 실망이었습니다. 극중 서우진(류시원분)의 대사처럼 "광고로 도배한 잡지"처럼 "광고로 도배할지도 모르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킴은 명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극중 이지아와 김혜수가 욕심 낸 한정판 가방도 매장 로고를 보고서야 알 정도입니다. 하지만 Style을 보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은..

    2009/08/05 11:47
  2. '스타일' 스토리도 엣지를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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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막을 내리고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Style'의 막이 올랐습니다. 지난 주말 1,2회편을 살펴본 바로는 사실 기대보다 실망이었습니다. 극중 서우진(류시원분)의 대사처럼 "광고로 도배한 잡지"처럼 "광고로 도배할지도 모르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킴은 명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극중 이지아와 김혜수가 욕심 낸 한정판 가방도 매장 로고를 보고서야 알 정도입니다. 하지만 Style을 보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은..

    2009/08/05 11:47
  3. 최고의 스타일녀는 누구? 박솔미vs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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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스타일'이 종방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엣지있는' 그녀들과 '엣지있는' 패션들을 보는 재미는 분명 쏠쏠했지만 그 뿐이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 드라마는 박기자, 김혜수와 이서정, 이지아의 대치 구도로 풀어내고 있었지만 저는 드라마 중간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했던 최고 모델역으로 분한 박솔미 씨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 sbs드라마 스타일 10년 넘게 톱스타 자리를 지켜온 국내 톱모델 최아영 역으로 출연한..

    2009/09/21 13:07

<트리플> 청춘을 모욕하지 말라

방송 2009/07/23 09:47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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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해피포인트-입영통지서편’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2009년 최악의 광고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7월, 이번에는  ‘맥스웰하우스-복학안하면 안되냐’  가 도마에 올랐다. 휴학 중인-군대에 간 것으로 짐작되는-남자친구에게 복학을 미루거나, 적어도 자신이 졸업할 때까지 학교로 돌아오지 말라는 이 광고는, 여러 면에서 해피포인트 광고를 닮았다. 광고는 타인보다 자신을 더 우선시하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군대에 가야하는 동기의 현재 심정이 어떠한지, 학교를 잠시 떠난 남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지 따위에 관심 없는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상황만 우선시한다.

광고가 공개되었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여성의 문제로 바라보았다. 군대에 다녀올 일 없는 여성들의 시각에서 나옴직한 광고라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광고의 연속선상에는 드라마 [트리플]의 한계가 놓여 있다. 문제는 군대를 다녀오느냐 아니냐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타인의 입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에 방점을 찍는 것이 옳다.

드라마 [트리플]에서 주인공은 모두 사랑을 한다. 아름다운 청춘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으니 드라마가 아름다워야 정석인데, 이 드라마는 아름답지가 않다. 그 사랑이 지극히 이기적인 탓이다. 남편과의 화해를 바라는 수인(이하나)의 마음을 읽지 않는 현태(윤계상)나, 마음을 열기 위해 힘든 싸움을 하는 활(이정재)을 이해하기엔 자신의 감정이 너무 큰 하루(민효린)도, 모두 철없는 유치원생들의 투정에 가깝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스킨십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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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행해지는 키스장면이나,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랑한다고 외치는 젊음을 보다보면 불편함을 넘어 분노의 감정이 일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로인해 가해자도 성립되지 않는다) 너로 인해 내가 곤란해졌다며 화를 내거나, 이것은 엄연한 성희롱일 수 있으니 조심해달라고 타이르는 사람이 없다. 결국 시청자는 그들의 관계에 개입할 수 없는 제 3자가 되어, ‘피해자가 피해가 없다고 하니 끼어들어 화 낼 수조차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아름다운 청춘들은 무엇을 해도 서로 용서가 되는가보다 생각하며 채널을 돌리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했다. 어릴 땐 이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어떻게든 이를 실천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누기 쉬운 기쁨과 달리, 슬픔은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그 요령을 알지 못해 늘 힘이 든다. 슬픔을 나누는 기술에 대하여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일까? 슬퍼하는 사람을 웃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지, 그 사람과 함께 울어야 하는지, 너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는데 뭘 그런 일로 슬퍼하냐며 다그쳐야 옳은지 답을 찾지 못해 망설이기만 한 경험. 당신도 있지 않은가? 사랑도 이와 다르지 않아, 그 사람에게 온전히 맞춰 주는 것이 사랑인지 그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면 누구보다 먼저 이를 타이르는 것이 사랑인지 무조건 편을 들어주는 것이 사랑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 늘 힘이 드는 것이다.

청춘은 자신의 감정에 서투른 시기이다. 그러나 그 서투름은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설령 파악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기에 방황하는 미숙함에 더 가깝다. 자신의 감정만 앞세우고, 타인을 헤아리는 방법조차 모른다면 그것은 청춘이 아니라 ‘미운 일곱살’에 더 가깝다. 드라마와 광고는 퇴행해버린 청춘의 단면을 담아낸다. 그 안에는 입영통지서를 받은 친구보다, 그런 친구에게 깜짝 파티를 열어줄 생각을 해낸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나날이 치솟는 대학등록금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복학해야 하는 친구보다, 그 친구를 만나면 껄끄러울 수 있으니 늦게 복학하라는 주인공이 나온다. 언제부터 청춘이 이렇게 이기적이었던가. 이들에게 화를 내야 할 건 군필자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Posted by 늙은소

2009/07/23 09:47 2009/07/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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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경찰서에 출입하는 1진 선배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고 달려간 시각은 자정을 막 넘어서고 있었다. 한 호텔 근처 뒷골목에서 나를 본 선배는 주춤주춤 가방에서 소주 한 병을 꺼냈다. 그리고는 내 양복 언저리에 몇 방울의 소주를 흘린다. 영문을 모른 내가 물었다. “뭐하시는 거예요?” 선배는 짧게 대답했다. “취객인 척 해야 해. 술 냄새가 나야지.” 순간, 나는 잠입 취재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걸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선배는 작은 서류 가방 하나를 나에게 들려 줬다. “카메라는 미리 켜뒀다.” 이른바 몰카였다.

그날의 작전은 불법 영업 중인 증기탕 실태 취재였다. 그러니까 겉으로는 안마시술소를 가장하고 실제로는 매춘 영업을 하고 있는 한 업소의 내부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 게 내 임무였다. “그러면 들어가서 매춘을 하라는 말씀입니까?” 적잖이 당황한 나에게 선배는 작전의 정황을 전해줬다. 그러니까 내가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 적당히 촬영을 했을 무렵, 경찰이 기습 단속에 나선다는 얘기. 이미 경찰들과 다 말을 맞춰 놨으니 안심하라는 당부였다.

여하튼 콩닥대는 가슴을 안고, 나는 취객을 가장해 증기탕 내부 객실까지 안내를 받는 데 성공했다. 그리곤 나를 방까지 안내한 이와 잔뜩 혀 꼬부라진 소리로 흥정을 하는 연기까지 펼쳐야 했다. 사실 취재비도 안받아온 마당에 괜히 내 돈 쓰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유 오빠 짜게 굴기는. 곧 아가씨 들어갈 테니까 보고 계산하시든가.” 프론트 아가씨는 문을 쾅 닫고 나간다. 그 사이, 나는 서류 가방을 들어 방의 구석 구석을 촬영했다. 그리곤 적막.

5분여가 흘렀을까. 갑자기 쾅쾅 소리가 나더니 객실이 칠흑같이 어두워진다. 그리곤 문이 활짝 열리며 아까 나와 흥정을 하던 아가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오빠 단속이야, 튀어!’ 나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며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물론 카메라는 계속 상황을 담고 있었다. 좁은 복도로 벌거벗은 아저씨들이 수건만 걸친 채 튀어 나오고 그 사이로 짧은 치마 차림의 아가씨들이 뒤엉켜 비명을 지르며 뛴다. “어디로 가란 말야?” 누군가 소리쳤고, “따라오세요.”라는 남자의 말이 들렸다.

지하다. 콘크리트 계단을 내려서 퀘퀘한 냄새에 보일러 소음이 웅웅대는 좁은 통로를 수십명의 반라 남녀들이 뛴다. 나는 살짝 속도를 늦춘다. 그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곤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빨려 들어간다. 나도 얼떨결에 그 속에 갇힌다. 철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힌다. 그리곤 누군가 한다. 침묵그리고 정적.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문쪽에 버티고 선 건장한 체구의 남자 두 명이 자기들끼리 속닥이는 소리가 소린다. “어떤 새끼가 꼰질렀는지 잡히면 뼈도 못추릴게 할거야.” 그 순간, 소리가 들린다. 서류 가방 속의 카메라 돌아가는 소리가. 촤르르르르. 나는 생각한다. ‘, 여기서 저승길로 가는 건가? 이왕이면 알카에다나 하마스한테 잡히는 게 낫지, 하필 증기탕 보일러실이라니 이게 무슨 기구한 기자 팔자인가

혹시라도 들킬새라 나는 서류 가방을 품에 꼭 껴안으며 어떻게 하면 카메라의 작동을 멈출 수 있을까,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긴장 속의 고요. 카메라는 눈치 없이 계속 돈다. 촤르르르르. 또 다른 남자의 말이 이어진다. "누군지 잡으면 아작을 내버려야지!" 침이 한번 더 꼴깍 넘어간다.

그 순간, 철문 쪽에서 쿵쾅 소리가 난다. 그리곤 둔탁하고도 짧은 육박전. 눈 깜짝할 사이에 문쪽에 서 있던 남자들이 제압당한다. 경찰이다! 아, 아니 구세주다! 구세주 한 분께서 철문 안을 힐끗 보더니, 소리친다. “다들 거기 꼼짝 말고 계세요.”

이제야 해방의 서광을 맞이한 내가 가만 있을 수는 없었다. 반라 남녀들의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철문 밖으로 나가자 경찰이 대뜸 멱살을 쥔다. “당신 뭐야?” 나는 모기 소리처럼 대답한다. “기기기기자예요.” 단속 경찰들 뒤로 선배가 보인다. 쟤 우리 기자 맞아요. 취재 중이었어요.”

구사일생이라는 말은 아마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내 평생 가장 길고도 긴장된 10분여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posted by cinemAgora

2009/07/20 08:02 2009/07/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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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중계 현장에서 벌어진 성희롱

방송 2009/07/18 02:23 Posted by 3M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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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크리스마스 이브는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다. 새 천 년의 시작을 앞두고 서울 명동 거리는 상점마다 틀어댄 온갖 종류의 캐롤송이 뒤섞여 떠들썩했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뿜어대는 빛으로 저녁 거리는 대낮처럼 환했다. 20세기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인파들이 시야가 닿는 곳까지 너울거렸다.


그들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기는커녕, 일을 위해 뉴스 중계차 앞에 서 있던 나는, 스탭들이 명동성당 입구 쪽에 중계차 포인트를 잡고 설치를 서두르는 사이, 미리 써온 상투적인 중계 멘트를 머리 속에 꾸역꾸역 입력시키고 있었다.

귀에 찬 리시버로 뉴스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곡이 들린다. 곧바로 부조종실의 피디콜이 날아든다. “최광희씨 스탠바이~!” 나는 미리 중계 카메라맨이 지정한 자리에 서서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를 바라 봤다. 온에어까지 남은 시간은 1분여. 귓전으로 앞선 뉴스 꼭지의 방송 소리가 들린다.

심호흡을 하고 내 뒤에 비쳐질 인파들을 슬쩍 바라 본 뒤, 카메라맨 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이상한 시선을 느꼈다. 카메라맨 바로 옆에 서 있는 한 여인. 집시 풍의 옷차림에 상당히 아방가르드한 헤어 스타일을 한 젊은 여인이 기이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뉴스 중계를 구경하러 온 시민이려니 싶었는데, 아무래도 시선이 껄쩍지근하다.

아무려나, “명동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라는 앵커멘트가 들리자 카메라를 응시했다. “최광희 기자?” “, 명동에 나와 있습니다.” “그곳 분위기 전해주시죠.” “네, 성탄 전야를 맞은 이곳 명동 거리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습....” 그 순간, 뭔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내 엉덩이를 만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멘트를 하다 말고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아까 내게 괴이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그 여인이 내 뒤로 슬쩍 다가와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흐흐흐하는 웃음까지 흘리면서.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었지만, 생중계 상황에서 멘트를 중단할 수는 없는 일. 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애써 감추며 준비된 멘트를 읊어 나갔다. “시민들은…20세기 마지막….성탄절이 아쉽다는 듯삼삼오오그렇게오늘 저녁을즐기고….있습니….다아..으헉

이쯤되면 카메라맨이 빨리 카메라를 다른 쪽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눈치가 있는지 없는지 그의 카메라는 고정된 상태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나는 스스로 프레이밍아웃(카메라의 시야 밖으로 피사체가 나가는 것)을 감행함으로써 이 위기 상황을 모면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카메라의 시야 밖으로 나가자, 더 이상 그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다. 겨우 중계를 마친 뒤 주위를 둘러보니 그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방금 누구였어요?” 카메라맨도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몰라, 하도 갑자기 나타나서 나도 어떡해야 할지 몰랐어.”

, 그 황당하고도 민망한 손길이 안겨준 모멸감을 겨우 추스린 나는, 한 시간 뒤 다시 같은 장소에서 생중계 연결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 또! 그녀가 나타난 것이다. 역시 같은 위치에서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재밌다는 듯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이번에는 카메라맨이 먼저 알아차리고 소리를 지른다. “절루 안가?!” 여인은 미동도 않고 흐흐흐웃는다.

나도 예방 차원에서 지레 손사래를 치며 경고했다. “또 그러면 가만 안있어요!” 스탠바이 신호가 들리고 정색을 하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순간, 그녀가 위치 이동을 시작했다! 나는 중계 포인트에서 다리를 번쩍 들어 그녀쪽으로 힘껏 발길질을 했다. “다가오지 말라니까!” 아랑곳없다. “흐흐흐웃으며 내 뒤쪽으로 슬금 슬금 걸어오는 그녀!

카메라에 불이 켜진다. 야속한 앵커가 나를 부른다. “최광희 기자!” “네 명동에 나와 있습니또다! 이번에는 더 깊고 힘차다! 카메라가 얼른 거리 쪽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멘트는 해야 하는 상황. 나는 찰거머리처럼 내 등뒤에 바짝 붙어 있는 그녀를 쫓기 위해 필사적으로 뒷발질을 해댄다. 그리고 입으로는 평화와 축복, 사랑이 넘치는 성탄 이브의 분위기를, 처절하게 전한다.

하나도 평화롭지 않았던 나의 20세기 마지막 성탄 이브는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기습 성희롱의 밤으로 얼룩졌다. 물론, 끝내 나를 두번이나 욕보이고 표표히 사라진 그녀에게는 축복의 밤이었겠지만.

posted by cinemAgora

2009/07/18 02:23 2009/07/18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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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친구’의 모자이크 장면들은 몰입을 방해하는 정도를 넘어서, 짜증을 유발시킬 정도였다. 출연진과 제작진은 물론, MBC까지도 원치 않았으나, 모자이크 없이는 방송 할 수 없었던 사회적 ‘공기(또는 인식)’ 때문인 듯 하다. 잘 알다시피, 드라마 ‘친구’의 모자이크 촌극은 TV의 폭력 묘사가 개인의 폭력 성향을 부추긴다는 ‘가설’ 탓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대학 시절, 교환 교수로 온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언론학 교수에게서 들은 일화 한 토막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TV나 영화의 폭력 묘사가 개인의 폭력 성향을 부추겨, 범죄율을 높이고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던 시절이었단다. 폭력 장면에 대한 법률적, 제도적 통제를 주장하는 보수 진영에 맞서, 할리우드는 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대항하고 있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보수 학자들은 공화당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대대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수백여 명의 학자들이 모여, 폭력적인 영상물이 개인의 폭력성을 증가시킨다는 가설을 학문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매달렸다. 언론학은 물론, 심리학, 아동학, 사회학, 인류학 등, 폭력 영상물의 해로움을 실체적으로 입증하려고, 거의 모든 종류의 학문이 동원됐고, 각종 인문학적 실험과 리서치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단다. 그렇게, 10여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수천 쪽을 넘는 최종 보고서가 나왔단다. 그런데...

연구의 결론은 ‘영상물의 폭력 묘사가 수용자들의 폭력 성향을 증폭 시켜, 실제적 폭력행위를 일으킨다는 가설은 입증할 수 없다’였단다. 결국, 영상물의 폭력 묘사가 폭력 범죄를 부추긴다는 가설을 입증하려던 보수 진영의 시도는 무산됐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또 한 번 힘을 얻게 된 것. '표적 수사'와 다를바 없었던 보수 진영의 '표적 연구'는 왜 실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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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묘사가 개인의 폭력성을 높인다는 가설을 입증하려면, 일종의 ‘경향성’이 보여야 한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표본 집단을 폭력 묘사가 가득한 영상물을 자주 보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눠, 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폭력 장면을 많이 시청한 쪽이 더 높은 폭력성을 지니고, 폭력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면, 가설이 입증된다. 그런데, 당연히 ‘경향성’을 보일 것이라던 당초의 예측과는 달리, 두 집단 사이에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단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당시, 연구진들은 표본과 조사 기간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단다. 가장 과학적인 연구 방법은 유전적 요소가 동일한 쌍둥이들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되, 오직 폭력 영상물에 노출되는 횟수만을 다르게 하고, 성인이 된 후의 폭력 성향을 조사해야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나, 이같은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가설의 입증이 어려웠다는 변명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맹점이 있다. 수천명의 쌍둥이들을 실험실에 가두지 않는 한, 폭력 영상은 통제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실생활에서의 폭력은 막을 수 없다는 것. 기껏, 폭력 묘사가 담긴 영상물은 보지 못하게 막아 놨더니, 학교에서 친구들간의 일상적인 폭력이나, 교권을 빙자한 권위주의적 폭력, 국가기관의 정치적 폭력에 노출되면, 말짱 도루묵이란 점이다.

게다가, 영상물의 거짓‘참수 장면’보다 교사에게 맞은 실제‘뺨 한 대’가 개인의 폭력성에 더욱 강한 정서적 충격을 일으킨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그들의 연구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었고, 향후 그 누가 연구를 진행한다고 해도,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게, 당시 교환 교수의 의견이었다. 물론, 워낙 오래 전 강의 내용이니, 구체적인 연구명과 연구에 참여한 학자, 그리고 통계치는 기억하기 어렵지만, 상식을 뒤엎는 그의 강의 내용 만큼은 아직도 정확히 기억한다.

폭력적인 영상물이 개인의 폭력 행위, 더 나아가 범죄율 증가의 원인이라는 세간의 가설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 다만, 아동 심리학에서, 어린 아이가 폭력물을 보고난 직후, 폭력성이 다소 증가되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 적은 있다. 이는 물론, 어린이에게만 해당되는 결론은 아니다. 성인 역시, 폭력물에 노출된 직후 얼마간은, 심리학적으로 다소 폭력성이 증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홍콩 느와르를 보고 나온 뒤, 영화의 주인공처럼 허공을 향해 괜스레 주먹과 발차기를 날리는 이들이 있는 게 사실 아닌가.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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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역시 개인간의 편차가 크고, 그저 심리학적 성향의 증가일 뿐, 사회적 해악으로 작용하는 실제적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나 마음은 먹을 수 있으되, 이를 실제로 실행하느냐는, 심리학적으로 증가된 폭력 성향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인성은 물론, 자신의 폭력 행위가 타인에게 알려지는지, 그리고, 특정 폭력 행위에 대한 사회적 처벌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폭력의 실행 유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역사와 경험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은 익명성이 보장되거나, 사회적 처벌이 존재하지 않을 때, 가장 높은 수위로 표출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폭력적인 영상물을 얼마나 많이 시청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게 아니라...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들과 조금 다르다. 폭력 행위의 피해와 그에 따르는 사회적 처벌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낮을 뿐만아니라, 영상물과 현실의 경계 또한, 성인만큼 명확히 구분 하지 못한다. 따라서, 폭력 영상물, 특히, 미화된 폭력 영상물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회적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영상물을 접한 어린이나 청소년 모두가 실제로 폭력을 휘두르지는 않는다. 인성의 차이나, 부모 또는 사회의 교육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폭력 영상물이 폭력적 행동으로 고스란히 전이된다는 주장 역시, 온전히 ‘참’일 수 없다. 반대로 적용해 보자. 누군가 폭력 영상물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평생 단 한 번도 실제적인 폭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온전히 수긍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역시 ‘참’이 아님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폭력 영상이라고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그 옛날에도, 인류는 서로를 때리고, 죽이면서 살아 오지 않았는가? 과거의 폭력성 또한,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만큼 잔혹하고 극단적인 형태였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폭력 영상물이 실제로 폭력적 행위를 초래한다는 주장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폭력 영상물이 인간의 폭력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 역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 지구상에 단 한 명도 나와 같은 사람이 없듯, 인간의 행동 양식은 도식화가 가능할 만큼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인간의 역사와 사회적 경험을 통해, 폭력 영상물 보다 훨씬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존재가 무엇인지는 안다. 그건 바로, 일상에서의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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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영상물 속, 잘려 나간 손이 주는 충격 보다 바로 오늘 A4 용지에 베인 손가락의 통증이 훨씬 더 많은 잔상을 남기는 것 처럼, 일상에서 벌어지는 가족간, 친구간, 사제간, 선후배간의 폭력이 더욱 우리의 폭력성을 부추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관습과 관례의 탈을 쓴 일상의 폭력이, 국가 기관의 정치적 폭력을 '정당한 폭력'으로 인식 시킨다는 문제다. 규율이나, 위계 질서를 위해 사용하는 일상적인 폭력을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명분으로 폭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사회와 국가의 폭력을 용인할 수 밖에 없다. 대신, 폭력 영상물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논거의 희생양이 되어, 폭력성 증가의 책임을 온전히 지게 된다.  


마이클 무어의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은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영화다. 그런데, 왜 제목이 ‘볼링 포 콜럼바인’일까? 여기에는 마이클 무어의 조롱이 숨겨져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 주류 언론과 보수적인 학자들은 평소 범인들이 폭력적인 영상물과 게임을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의 원인을 사회나 교육 현실의 문제에서 찾지 않고, 오로지 폭력 묘사가 담긴 영상물에게로 책임을 돌렸다.


이에 격분한 감독 마이클 무어는 범인들이 범행 전날 볼링을 쳤다는 사실에 기초해, '콜럼바인 사건은 볼링이 원인' 이라는 의미로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책임 회피와 이익 추구를 위해, 과학적 근거 조차 없는 해괴한 논리를 설파하는 주류적 시선에 대한 통렬한 조롱인 셈이다.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6/29 12:53 2009/06/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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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폭력 장면과 애정 장면 본 후 아이 반응 실험

    Tracked from 새롬이 아빠 윤태 동화세상 (yuntae.com)  삭제

    먼저 위 동영상을 차근차근 봐주시기 바랍니다. 미디어속 폭력,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영향 줘 제가 독서토론 지도하는 7살 남자아이가 있는데요. 착하고 평범하며 귀여운 친구입니다. 그런데 토론을 하다보면 좀 엉뚱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욕심 많은 놀부와 가난한 흥부가 잘 지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놀부가 욕심을 버리고 흥부에게 나눠주고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고 대답하면 좋을텐데 이 친구는 “놀부를 잡아..

    2009/06/29 18:20
  2. 친구, 우리들의 전설 - 유감입니다.

    Tracked from 벗님의 작은 다락방  삭제

    2001년, '사투리를 남발하는 영화는 흥행되지 않는다'라는 정설을 깨고, 영화 '친구'가 엄청난 흥행을 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와 패싸움, 조직폭력배의 권력다툼과 어두운 세계의 명암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습니다. 영상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의리와 배반으로 점칠된 남자들의 세계와 폭력은 비정하리만치 날카로웠습니다. 하지만, 살기등등한 눈빛과 험한 말들로 온통 도배되어버린 '불편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조폭 등장 영화의 기점인 것 같습니다...

    2009/06/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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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알다시피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끝은 항상 뮤직비디오로 장식한다. 마치, 공식처럼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음회 예고가 나오고 스텝 명단으로 하단부를 장식하는 뮤직비디오가 등장한다. 최근에는 한 편이 아니라, 두 편이 연달아 나온다. 툭 끊긴 채 이어지는 두 편의 뮤직비디오는 의미도, 맥락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뮤직비디오를 틀어댄다. 도대체 왜?

프로그램 말미의 뮤직비디오는 엔딩 크레딧의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텝들을 알리는 부분인데, 굳이 뮤직비디오를 쓰지 않고, MC의 클로징 멘트나, 다음회 예고가 나오는 장면에서 자막을 흘려 보내도 된다. 실제로, 90년대 중반까지는 그렇게 처리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이후, TV의 자막이 급격히 증가한다. '쌀집 아저씨'라 불렸던 MBC 김영희PD가 '칭찬합시다'로 상징되는 '느낌표'와 '양심 냉장고'로 불렸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조 역할에 불과했던 자막을 또 다른 '메시지 전달의 도구'로 활용해 성공한 뒤 부터다.

자막이 중요해지다보니, 프로그램 말미, 크레딧 처리에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처럼, 클로징 멘트 부분이나 다음회 예고 부분에 스텝 명단을 흘려 보내면, 정작 중요한 본편의 자막을 쓸 수 없거나 너무 많은 자막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주목도을 떨어뜨리는 것. 이때부터, 각 프로그램간에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별도의 크레딧 화면을 만들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본편에서 미처 방송되지 못했던 편집된 장면이나, NG장면을 활용한 크레딧이다. 엔딩 크레딧을 담당했던 조연출들의 피나는 사투(?)가 벌어지던 시기였다. 기껏해야 1분 남짓한 크레딧 제작을 위해 밤을 세우는 일도 벌어졌다.

변화의 계기는 1998년 '조성모'였다. 드라마 형식의 뮤직 비디오 'To Heaven'의 기록적인 성공으로 인해, 영화 같은 뮤직 비디오들이 쏟아져 나왔고, 방송사들은 앞다퉈 이를 방송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뮤직 비디오는 크레딧이 아니라 본편의 주요 코너로 소개되던 시절이다. 프로그램 내에서 정식으로 주목도 높은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모두 다(잠깐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고 이에 대한 토크가 펼쳐졌으니 말이다. 요즘 같으면 간접광고니, 기획사의 로비니 하는 뒷말과 비난이 쏟아졌을 만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뮤직 비디오에 쏠려 있던 터라, 방송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까지도 프로그램 내에서의 뮤직 비디오 소개를 당연하게 여기던 상황이었다.      

'조성모'의 성공 이후, 음반 기획사들의 뮤직 비디오 제작은 말그대로 홍수였다. 2000년대 초에는 공중파에 뮤직 비디오만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을 정도. 따라서, 제작진은 밤을 세워 크레딧 화면을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기획사가 제공한 주목도 높은 뮤직 비디오 하단에 자막만 흘려 보내면 간단하니 말이다. 기획사는 수억원을 들인 뮤직 비디오를 활용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방송사는 '남'이 만든 콘텐츠로 시청률을 높이는 '윈-윈 게임'. 본편에서도 보여주고, 엔딩 크레딧에서 또 보여줘도 이상할 게 없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초를 정점으로, 시청자들이 더이상 뮤직 비디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면서, 뮤직 비디오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 것. 방송사는 간접광고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뮤직 비디오를 본편에 소개할 이유가 없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획사의 뮤직 비디오 홍보 시간은 오직 하나, 1분 남짓의 엔딩 크레딧 뿐이었다. 이즈음부터, 뮤직 비디오 노출이 절실한 기획사와 가수의 직접 출연이 필요한 방송사간에 '암묵적 거래'가 시작됐다. 

2000년대 중반, '거대 기획사'의 등장은 뮤직 비디오 노출의 쏠림 현상을 야기시켰다. 일부 거대 기획사가 섭외가 어려운 스타의 출연을 조건으로, 자사 소속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 노출을 요구하면, 스타의 출연으로 시청률을 높여야 하는 방송사는 이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거대 기획사'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몇차례 이어진 '기획사와 방송사 간부간의 로비 스캔들'로 인한 의혹의 눈길 역시 부담이었다. 결국, 방송사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뮤직 비디오 노출에 대한 자체 '가이드 라인'을 만들게 된다.     

과거와 달리, 요즘 오락 프로그램의 말미에 노출되는 뮤직 비디오의 선정권은 담당 제작진이 갖고 있지 않다. 제작진이 임의로 선정하다보면, 쏠림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직급(보통 국장급)이 지정 또는 승인한다. 특정 뮤직 비디오의 과다 노출을 막고,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 아예 뮤직 비디오를 사용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기획사와 공생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방송사로서는, 크레딧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시간과 노력를 투여하면서까지 기획사들의 뮤직 비디오 노출 기회를 차단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 정도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뮤직 비디오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이익이다. 기획사의 이익이야 당연한 거고.

그런데, 뮤직 비디오 선정을 '시청률'이 아니라 '형평성'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최근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신곡을 발표하는 가수들은 너나없이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데, 정작 이를 노출하는 프로그램의 숫자가 많지 않다는 것. 아무리 적절히 배분해도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니 난감할 수 밖에. 그렇다고 뜬금없이 교양 프로그램 말미를 뮤직 비디오로 장식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 엔딩 크레딧에는 두 편의 뮤직 비디오가 나란히 등장한다. 프로그램의 수를 늘릴 수는 없으니, 프로그램 한 편당 두 편의 뮤직 비디오를 동시에 노출하기 시작한 것. 발라드가 나오다 갑자기 댄스곡으로, 댄서들의 현란한 춤사위 뒤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비련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기묘한(때로는 코미디에 가까운) 엔딩 크레딧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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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6 12:42 2009/06/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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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 TV는 '리얼의 홍수'에 휩쓸려 있다.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무한 도전'을 대표주자로, 공중파의 주말 버라이어티는 물론이고, 케이블 방송까지 야외촬영물의 99%는 '리얼'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리얼 포맷'은 어떻게 진화된 것일까?

방송 프로그램 포맷의 진화는 장비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ENG'라고 부르는 포터블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까지, 모든 방송 프로그램은 스튜디오 내부에서 진행됐다. 이동 가능한 카메라와 녹화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야외 촬영을 진행하려면, 방송사를 통째로 옮겨야 했던 시절이다. 부득이 야외 촬영이 필요한 경우에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다. 초기 방송 프로그램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는 이동 가능한 카메라인 'ENG'의 도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편집 부문에서의 획기적인 전기는 바로 1990년대 후반부터 대중화 되기 시작한 '넌리니어(non-liner)'라 부르는 비선형 편집기의 등장이었다. '넌리니어 편집기'는 쉽게 말해서, 컴퓨터 1대로 방송 편집이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테입에 담긴 촬영분을 디지털 포맷으로 변환시켜, 편집자가 순서에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편집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워드 프로그램의 문서 작성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당신이 A4 한 장 분량의 문서를 작성했다고 치자. 그런데, 앞부분이 마음에 안들어 바꾸고 싶다면 커서를 옮겨 바꾸면 그만이다. 그런데, 직접 손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면? 한 글자 수정이라면 몰라도, 한 문장이나 문단이라면 다시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방송 편집에서 '넌리니어(non-liner) 편집기'의 대중화는 곧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등장과 맞먹는 진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넌리니어 편집기'의 또 다른 장점은 정확한 짜집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치, 문서 작성시 수십개의 인터넷창을 열어 놓고, 필요한 부분만 '복사 & 붙여넣기'를 하듯이 수십, 수백개의 테입에 담긴 촬영 분량을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다.

'리얼 포맷'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적게는 10여 대, 많게는 2~30여 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된다. 따라서, 촬영 테입의 분량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이를 마치 손으로 문서를 작성하듯, 하나씩 보며 베껴내는 편집을 한 사람이 하면, 최소 몇 달이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다. 제작기간이 6개월에서 2년이 걸리는 다큐멘터리라면 몰라도, 주 단위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편집을 진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몰래카메라'와 '육아일기'로 대표되는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처럼, 막대한 인력과 장비, 제작비가 투자되는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 1~2개만이 시도할 수 있는 포맷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로 접어 들면서 IT산업의 발전과 함께, 수억원을 호가하던 '넌리니어 편집기'가 수천만원대로 떨어졌고, 방송사들은 각 프로그램당 한 대씩의 '넌리니어 편집기'를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때부터, 동시에 수십대의 카메라가 돌아가는 포맷의 프로그램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가장 발빠르게 대처한 쪽은 KBS로, 초창기 '상상플러스'와 스타 동창회 포맷이었던 '해피투게더-프랜즈'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과거를 더듬어 보면, 당시 스튜디오에 깔려있던 수많은 카메라가 기억 날 것이다.

다수의 카메라와 넌리니어 편집 시스템을 활용한 스튜디오 프로그램들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동시에, 모든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 표정까지 모조리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출연자들은 카메라가 자신을 잡아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냥 어디에서나 아무때나, 말을 내뱉고 움직여도 카메라에 잡히고, 방송에 나갔다. 이때부터, 미리 주어진 멘트 대신, 순간적인 '애드리브'와 '리액션'이 뛰어난 출연자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그 선두주자가 바로 탁재훈과 신정환이었다.

과거에는 출연자가 아무리 재미있는 멘트를 날려도, 카메라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순간적으로 재미있는 '애드리브'이 떠올라도 자신에게 카메라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서세원쇼'로 대표되는 토크쇼 를 기억해 보라. 출연자들은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제작 시스템이 미리 준비한 얘기가 아닌 '애드리브'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섣불리 '애드리브'를 구사할 수 없었다. 설령, 박장대소할 만한 '애드리브'나 '리액션'을 구사한다 해도,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서 그 효과가 반감되거나, 아예 편집에서 빠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넌리니어 편집기'가 촉발시킨 방송 포맷의 변화는 순간적인 '애드리브'와 '리액션'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고, 더불어, 탁재훈과 신정환과 같은 '재치있는 진행자'가 각광받는 시대가 열렸다.

이같은 변화는 진행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아무리 출연자가 많아도, 여기 저기에서 정신없이 멘트가 쏟아져도, 늘어난 카메라와 진보된 편집 시스템으로 재미있는 장면만 모을 수 있었으니, 프로그램의 흐름을 조율하고, 출연자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1~2명의 진행자 보다, 캐릭터가 차별화된 다수의 진행자가 더 효과적이었다.  

KBS의 '넌리니어 편집'을 활용한 스튜디오 포맷이 큰 성공을 거두자, 다른 방송사들 역시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리 오래지 않아 시청자들은 스튜디오 포맷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즈음 등장한 것이 바로 '무(모)한 도전'. '몰래 카메라'처럼, 야외에서 진행되는 '리얼 포맷'에 강점이 있던 MBC의 역습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는 모두들 알다시피, '야외 리얼'의 홍수. 그럼, 다음은?

당분간은 '야외 리얼의 시대'가 계속 될 것이다. 시청자들이 '야외 리얼'에 조금씩 싫증을 내는 상황이지만, 마땅히 대안이 없다. 다만,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변화의 단초는 HD포맷으로의 진화에 있다. 아직은 리얼 프로그램을 HD로 제작할 만한 기술적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나, 그리 오래지 않아 HD로 제작된 '리얼 포맷'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추후, 방송 포맷의 진화는 뛰어난 화질과 16:9의 화면비율을, '리얼 포맷'에 어떤 방식으로 결합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누가 먼저,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느냐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재, HD제작시 가장 많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쪽은 KBS의 '1박 2일'. 전국 곳곳에 숨겨진 뛰어난 풍광이 HD로 방송될 때, 그 폭발력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보다 2~3배의 제작비가 더 투자되야 하는 'HD 1박 2일'은 당분간 결행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의외의 복병이 튀어 나올 수도 있다. 이래 저래 흥미로운 대목이다.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6/23 13:56 2009/06/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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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내가 근무하고 있던 방송사로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70대 노인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다짜고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방송사에는 별의 별 전화가 다 걸려오지만, 이런 경우라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사연은 이랬다. 그의 아들이 모 공직기관에 근무했는데, 작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단다. 그후 1년간 부인과 함께, 충격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가 최근들어 안정을 찾기 시작했는데, 며칠 전부터 죽은 아들이 자꾸 뉴스에 나오는 통에, 아픈 상처가 되살아 난다는 것. 그러니, 제발, 죽은 아들이 나오는 장면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1년 전에 사망한 그의 아들은 어떻게 TV 뉴스에 나오게 된 걸까?

한국 뉴스의 상당 부분은 공공기관으로부터 나온다. 이때, TV 뉴스는 해당 기사와 관련이 있는 화면을 사용하게 되는데, 공공기관 뉴스의 경우, 딱 떨어지는 화면을 촬영하기가 어렵다. 예를들어, 요즘 한창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세청 내부의 '기류'와 관련된 뉴스라고 치자. 도대체, 무슨 화면을 써야 할까? 대다수 방송사는 이런 경우, 국세청 건물과 현판을 촬영한 화면을 사용한다. 직원들이 국세청을 드나드는 모습과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쓰기도 한다. 은행과 관련된 기사라면, 해당 은행원들이 업무을 보는 모습을 내보내는 방식이다.

이런 화면을 '자료화면'이라고 부르며, 그때 그때 촬영하는 게 원칙이나, 대체로 과거에 촬영해 논 장면을 보관했다가 계속 반복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공공기관의 뉴스는 몰려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느 공공기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 적게는 수일, 많게는 수주일 동안 뉴스량이 급증한다. 따라서, 위 사례처럼 공공기관에 근무했던 '죽은 사람'이 줄기차게 TV 뉴스에 등장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3개월 전에 퇴직한 박국장이 열심히 근무중이거나, 작년에 암으로 사망한 김과장이 멀쩡히 살아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

그래서, 방송사들은 불특정 인물이 등장하는 화면은 되도록이면 뒷모습을 촬영하거나, 포커스 아웃,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나, 소송의 우려가 있는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가 아닌 경우, 이 부분이 소홀해진다. 어쩌면, 굳이 그럴 필요을 느끼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도 모른다. 가끔, 이같은 사례 때문에 항의나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9일, 어느 부모가 장애가 있는 자녀의 모습을 허락없이 뉴스에 방영한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 배상금을 지급받게 된 판결이 있기도 했다. 해당 부모는 지난 2006년 MBC의 모 시사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의 아이를 촬영하는 건 허락했으나, 이후 3차례 방영된 뉴스는 초상권 사용을 허락 한 적이 없었다는 게 소송의 요지였고, 법원은 당사자의 동의없이 과거의 자료화면을 뉴스에 사용한 MBC에 책임이 있다며,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언급한 사례처럼, 사망한 가족의 초상권은 인정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死者의 초상권'은 인정 받지 못한다. 지난 2006년 대법원은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지 않았다면, '死者의 초상권'은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만약, '死者의 초상권'을 인정하게 되면,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후손들이 '초상권 소송'에 나설 것이고, 그리되면, 공공의 이익에 심각한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판결이다. 유명인의 '초상권'을 경제적 이득의 목적으로 사용해도, '저작권'처럼, 사후 5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초상권'이 소멸된다고 규정해, 상속권자의 '초상권 상속' 역시 제한했다.

결국, 죽은 아들의 모습을 자료화면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70대 노인에게는 유명인이 아닌 사망한 아들의 '초상권'을 주장할 권리가 없는 셈이다. 만약, 그 화면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장애을 입었다는 합리적,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 극히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의 손해 배상은 가능할 수도 있지만...

따라서, 70대 노인의 울음 섞인 전화를 받은 나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내게는 자료화면을 삭제할 권리가 없었을 뿐더러, 방송사의 재산인 자료화면을 합리적 근거없이, 정서적 이유만으로 삭제하자고 건의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뉴스 편집 담당자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되도록 그 화면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것 뿐이었다. 다행히, 상황을 이해한 담당자의 배려로, 그 화면은 더이상 뉴스에 등장하지 않았고, 70대 노인 역시 다시는 항의 전화를 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인간적인 배려' 이상의 그 무엇은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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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8 12:12 2009/06/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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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이용한 과속 단속이 시작된 초창기,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 한 토막. 부인에게 '나고야'로 동료 남직원과 출장을 간다고 했던 중년의 남자, 며칠 후, 집으로 '하코네'에서 찍힌 과속 단속 통지서가 날아든다. 운전석 옆 자리에는 젊은 여자가 앉아있다.

당연하게도 난리가 났다. 재산이 꽤 많았던 중년의 불륜남은 과속 단속 통지서의 사진 한 장 때문에, 거액을 부인에게 위자료로 지불하고 이혼 당한다. 열 받은 이 남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불륜남의 손을 들어줬다. 국가는 초상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이후, 과속 단속 통지서의 사진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전혀 식별할 수 없도록 음영 처리가 시작됐다. 지금, 우리나라 역시 과속 단속 통지서에는 동승자는 물론, 운전자도 누군지 식별할 수 없도록 가려진 채 발송된다.

자, 그렇다면, 중년의 불륜남이 부인에게 대구로 출장을 간다고 말했는데, 광주의 무등 경기장에서 웬 젊은 여성과 야구를 관람하는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고 치자. 부인이 TV 속 남편의 모습에 경악해서, 이혼 소송을 걸었고, 막대한 돈을 위자료로 날린다면? 불륜남이 위 일본의 사례처럼 초상권을 인정받아 방송사와의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승소할 수 없다. 본인 허락없이 초상권을 침해 받았는데, 어찌 그럴 수 있냐고? 자, 차분히 생각해보자. 본인 허락이 있어야만 방송이 가능하다면, 야구 중계에 나선 방송사가 야구장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최대 2~3만명)에게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만약, 그래야만 한다면, 방송 중계가 예정된 모든 경기장 출입구는 동의서에 서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 될터. 공공의 이익을 해칠 뿐만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이런 소송에서는 본인의 과실을 따지게 된다.

무슨 과실? 불륜남이 야구장에 입장하면서 TV 중계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본인 과실을 묻게 된다. 몰랐다고 우기면 되지 않느냐고? 야구장에 설치된 그 많은 카메라와 중계 스텝을 분명히 봤을테니,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따라서, TV 중계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어쨌든, 부인 몰래 애인과 야구장 데이트를 즐기던 불륜남은 결국 패소하고 만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란, TV 중계가 예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중계권도 없는 방송사 혹은 개인이 불륜남의 사진 또는 동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한 경우라면 초상권 침해에 대해 부분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불륜남과 애인이 야구장이 아니라 거리를 걷다가 방송사 카메라에 찍혀 TV에 나왔다면 어찌 될까? 사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이 경우,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권리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 따라서, 누가 승소한다고 딱부러지게 얘기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조금 다른 경우라면?

성매매를 고발하는 뉴스라고 치자. 성매수자를 비판하며, 안마시술소 앞 거리를 오가는 남성들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그런데, 모자이크가 빠져있다면? 이런 경우, 화면에 등장하는 남성이 주변인들에게 오해를 받게 돼, 정신적, 금전적 손해를 입을 확률이 높다. 만약,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방송사가 패소할 확률이 높다. 더구나,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초상권이나 저작권 같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판결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물며,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방송사도 이럴진데, 개인이 누군가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경우라면 손해배상금을 물어 줄 각오를 해야 한다.

요즘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한 사진들이 꽤 많다. 겉으로 보기에, 사진 속 인물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 장면처럼 보이는 사진일지라도, 일본의 불륜남처럼 엉뚱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드문 경우라고 해도,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되니, 거액의 합의금을 내야할 지도 모른다. 부디, 남의 초상권을 함부로 침해하지 마시라.


* 사족 : 이런 경우도 있었다. 모 방송사에서 유명 소설가의 인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소설가의 허락하에, 앨범 속 사진을 촬영해 방송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직접 촬영한 사람이 저작권 침해라며 해당 방송사를 고소했다. 사진 촬영자로부터 사진을 선물로 받아 앨범에 보관했던 소설가의 간곡한 읍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촬영한 이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고, 결국, 방송사는 패소가 예정된 시점에서 수백만원의 합의금을 건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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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14:52 2009/06/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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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프로그램의 하일라이트는 요리와 시식이다. 요리는 푸짐한데다 먹음직스러워야 하고, 시식은 최대한 맛깔나게 표현해야 시청자도 즐겁고, 방송사도 즐겁다. 그럼, 맛은? 당연히 '소문난 맛'이어야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굳이 '소문난 맛'일 필요는 없다. TV 시청자들은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길 뿐, 맛을 보진 않으니까. 그래서, 가끔 TV 음식 프로그램 촬영 현장에는 무리수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먼저, '소문난 맛집'을 섭외해야 한다. 그런데,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대여섯시간이 걸리는 촬영이다 보니, 식당을 섭외하기가 쉽지 않다. 진짜 '소문난 맛집'은 식사 시간에 줄을 설 정도로 손님이 몰려들고, 주방장의 손과 종업원들의 발이 안보일 정도로 북새통이다. 매상은 당연히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한다. 따라서, 이미 '소문난 맛집' 사장은 촬영이 귀찮을 수 밖에 없다. 수백만원을 손해보면서까지 TV에 출연할 이유도 없다. 간혹, 제작진의 읍소와 로비(혈연, 지연, 학연 등을 이용한) 에 백기 투항하는 경우라도, 제한된 시간과 여건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제작진은 촬영 협조에 적극적인 '덜 소문난 맛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촬영이 예정된 음식점 사장은 촬영 당일, 당연하게도 주방과 식당을 철저히 관리한다. 한달에 한 번 하는 주방 청소는 예정일 보다 앞당겨지고, 식재료는 평소와 다르게 최상급 재료를 엄선해 준비한다. 요리 역시 훨씬 꼼꼼하고 정성껏 진행한다. 이게 고스란히 담겨 TV로 전달되니, 흠 잡을 데가 없다. 그럼, 양은? 당연히 평소보다 많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손님 식탁에 올려지는 음식은 푸짐해야 한다. 저렴한 가격, 끝내주는 맛, 푸짐한 양, 이 세박자가 갖춰져야 TV를 보는 시청자도, 제작진도, 사장도 즐겁다. 여기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게 바로 '푸짐한 양'이다. 가격이나 맛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나, 음식의 양 만큼은 촬영 전과 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푸짐한 양'을 믿고 TV맛집을 찾는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음식이 완성되면 다음은 시식. 아무리 리포터나 별도의 출연자(대체로 명사나 스타)가 있다해도, 일반 손님들의 다양한 반응이 있어야 신뢰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일반인 출연자들의 촬영 협조가 쉽지 않다. 특히, 여성들은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대는 추한 모습을 TV에 내보내려 하지 않는다. 데이트족은 거부율 99%. 오붓한 가족 식사를 즐기러 온 손님도 어린 자녀가 졸라댈 경우에만 오케이. 따라서, 제작진은 직장 회식, 허물없는 친구나 동창 모임쪽을 집중 공략한다.

촬영 협조에 성공하면, 다음은 리액션. 최대한 음식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줘야 그림이 되니,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연기 지도는 필수. 그래서, 한 컷, 한 컷 일일이 먹는 모양과 포즈를 가르쳐가며 찍게 된다. 이쯤되면, 촬영 협조에 응한 사람들이 슬슬 짜증을 낸다. 이때는 사장님의 물량지원이 쏟아진다. '반값과 서비스 신공'이 발휘되면 분위기는 다시 업~.

이제 남은 건 음식의 '끝내주는 맛'을 증언해주는 인터뷰 촬영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의 인터뷰는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끝내줘요', '살~살~ 녹아요' 아무리 인터뷰를 많이 따봐야 대충 이 세가지 중 하나다. 이래서는 다양한 인터뷰를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인터뷰 멘트 역시 정해진 멘트를 미리 알려주거나 다른 표현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연출을 가미해, 무사히 촬영을 마친다면 다행이지만, 막상 촬영하는 날, 손님이 별로 없으면 낭패다. 일반인들의 시식과 리액션이 없으면 신뢰도와 시청률은 급락한다. 결국, 이런 상황에 봉착하면, 제작진과 사장의 협의를 거쳐, 손님을 모셔오는(?) 지경에 이른다. 주로, 음식점 사장과 친분이 있는 가족, 친구 등이 동원된다. 이런 경우, 이들의 촬영 협조는 대단히 흡족할 만한 수준. 먼저 나서서 다양한 포즈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주고, 자발적으로 머리를 쥐어 짜, 신선한 멘트를 날려 주신다. 가족이나 친구를 위한 일이니, '손과 발이 오그라드는 오바질'도 서슴치 않는다.        

촬영이 무사히 끝나고 방송이 나오면, 해당 식당의 매출이 며칠간 급상승한다. 드물지만, 맛과 양이 남다르다면, 방송 출연을 계기로 일약 '소문난 맛집'의 경지에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지속적인 매출 증대가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튼, 방송 후, 음식점 사장은 늘어난 매출에 싱글 벙글. 이때쯤 방송사 사업단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50만원 정도(100만원 정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를 내면, 해당 방송분을 CD나 DVD로 만들어 주고, 사진을 뽑아 홍보용 판넬과 플래카드를 제작해준다는 것. 물론, 실제 방송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광고업자들의 전화지만, 순진한 사장님들은 늘어난 매출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구입을 결정한다. TV에 출연한 식당에 걸려있는 사진 판넬은 거의 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몇 년 전, 어느 케이블TV의 음식 프로그램은 이런 시스템을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했다. 영업사원을 무차별적으로 식당으로 보내, TV 출연과 홍보용 CD, DVD, 판넬 제작을 책임질 터이니, 그 댓가로 200~3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맛 대신, 돈으로 만들어진 TV맛집인 셈. 당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는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식당이나 병원, 소규모 기업체에 찾아가 금품을 댓가로 한 방송 출연을 종용하고 있다. 대체로 사기이거나 불법이니,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말고,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로 신고하시라.

                                       엮인 글 : 음식 프로그램의 비밀 - 제1편 재료는 진짜? 


posted by PD the ripper

 

 
      
2009/06/12 14:24 2009/06/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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