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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09/07/06 11:02
Posted by 3M흥업
한국 스포츠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우리 영화계에 ‘배우 자원이 참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아무리 영화라 해도 뭔가 모르게 어설픈 배우들의 동작은 우리가 스포츠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움직임의 미학이라는, 가장 중요한 미덕을 접어 놓고 보게 만든다.
지난해 초 흥행에 성공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일부 배우들(특히 김정은!)이 그랬고, 지난 주말 개봉한 <킹콩을 들다>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간지’가 나지 않는다. 특히 주연을 맡은 조안의 몸은 역도 선수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말랐다. 그래서 그 얇디 얇은 팔로 130킬로그램이 넘는 바벨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순 ‘뻥’으로만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바벨을 내려 놓는 찰나의 움직임은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린다. 한마디로 세밀한 관찰을 토대로 디테일한 동작을 연구하지 못한 결과다.
애쓴 흔적은 역력했지만, 애썼다고 다는 아니다. 관객들에게 배우 조안이 아닌 역도선수 '영자'를 보여줘야 하는 건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온전히 특정 배우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의 주연급 배우들 태반이 캐릭터에 자신의 몸과 영혼을 짜맞추는, 이른바 ‘메소드 연기’ 방법론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 약점은 동작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스포츠나 무협영화에서 너무 쉽게 드러난다.
스포츠 영화로서의 리얼리티가 부족한 것 말고도, 사실 <킹콩을 들다>의 최대 약점은 따로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의 흐름이 지나치게 단선적이라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걸 내세우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각본의 상투성이 자동 상쇄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는 어느 고아 소녀의 인간 승리라는, 매우 익숙한 플롯 위에 메달리스트 출신 역도 코치와 학생들의 유사 가족애적인 관계를 설정해 놓고 막판 감동의 순간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간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주인공들을 시련에 빠뜨리는 과정의 작위성이 지나쳐 감동의 순간마저 작위적으로 보이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영화속 그 악독한 코치처럼, 눈물을 나게 하기 위해 뺨을 후려 갈기는 셈이다. 이런 걸 흔히 신파, 또는 억지 감동이라고들 부른다.
제작진은 최대한 단순하게 가자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주인공들의 사연이 더욱 눈물겹게 보일 수 있도록, 이들을 시기하고 음해하는 적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자, 설령 이 과정에서 앞뒤가 좀 안맞고 뚝뚝 건너 뛰는 한이 있더라도, 어쨌든 이것은 대중 영화이므로 관객들이 눈물샘을 자극 받았다면 만족감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뭐 이런 계산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 나는 후반부에 몰아치는 신파 장면의 초입에 눈물이 났다. 내 주변의 관객들도 눈시울을 붉히는 걸로 봐선 그 계산은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킹콩을 들다>가, 말 그대로 ‘성공한’ 영화라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사연에 감동해서 눈물이 난 게 아니라 시청각적인 자극에 생리학적으로 반응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끝내 이 영화를 여운이 길게 남는 ‘좋은 영화’라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posted by cinemAgora
2009/07/06 11:02
2009/07/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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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木香 삭제
월요일이라 그런지 극장가는 너무나 한적했다. 이렇게 좋은 영화에 관객이 8명이라는게 너무 아쉽기만 했다. "킹콩을 들다"를 보고 나오는 순간 억수같이 내리는 빗줄기에 왠지 오늘 이 영화 '킹콩을 들다'를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급한 맘에 이 느낌을 남기기 위해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 창 밖 넘어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과연 역도라는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영화를 풀어나갈까? 킹콩을 들다를 보기 전에 많이 궁금했지만, 역도가..
2009/07/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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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a.ra.ma 삭제
* 우선 제가 실수로 다음 view에 송고할 때, '영화'란이 아닌 'tv,드라마'란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거슬렸을 분들께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영화 '킹콩을 들다'를 보고 왔다. 항상 영화를 보고 나면 드는 궁금증에 하나는 이것이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역시나마 극과 극으로 갈라지는 평들이다. 전체적인 평점은 높아보이는데, 의견은 극과 극일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향이 그런 것일까? '최고', '제..
2009/07/1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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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9년 초 김연아 선수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올림픽에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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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지적 입니다.
2009/07/06 11:24저두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뎅...ㅋ
이 영화의 내용을 기사에서 봤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영화를 빙자해서 살을 찌우고 폭력으로 여성 학대를 하고 그것을 즐기는 가학적 영화가 아닌지 하는 생각.
2009/07/06 15:11영화를 보시고 말씀하시면 좋겠군요.
2009/07/06 15:26이건 좀;;; 너무 가셨는데요.
2009/07/07 20:49그럼 저는 그 억지 감동에 제대로 낚인 건가요? 괜찮은 영화였고 (사실 저는 역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때문에 드는 순간이니 내리는 순간이니 그런거는 신경을 안썼습니다. ) 나름 울다 웃다하며 재밌게 잘 봤고 주변에도 추천중이지요. 그리고 운동부에서 일어나는 '사실'이 보여져서 더 공감했던 영화입니다.
2009/07/06 15:26글쓴분과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2009/07/06 16:32물론 중간중간 코믹요소와 함께 웃다 울다 하긴 했는데요..
너무 자극적으로 '울길 바라는 요소'도 있는것 같아요.
재미있게 본 영화인것은 맞지만..
기억에 오래남을 영화는 아닌듯 합니다.
초반부터 너무 어려운 환경과 고통이 크게 부각되서..
나중에 가서는 면역(?)이 생겼다고 해야될까요..?
차라리 초중반엔 코믹요소로 쾌활하게 웃겨주고 후반에 찐한 감동을 남기는
(이미 많이 써먹은..)스토리 구성이 더 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실제로 그러한 상황의 운동선수들이 많은꺼란 생각, 그들이 받는 비인격적인 대우와
2009/07/06 17:47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사랑하나만 줬을뿐임에도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영화에서 근본적으로 담으려던 생각에 공감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여튼 무엇이든 어떤 사물이나 영화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과 자세에 따라 너무나 다른 평가가 나오는거니까요..
뭔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평가하는데서 희열을 느끼신다면 이런 영화평도 좋지만,
더 인간미가 넘치는 평들이 조금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당.
그 울고싶은데 뺨때린 격이라는 중앙여고의 악독한 코치는 실제로
2009/07/06 17:52모든 체육현장에 있는 폭력이라는 것이죠.
작위적이지 않던데요...
그 부분은 오히려 사실에 가깝지만 보셩여중
그 여자교장님처럼 진짜 역도부를 위해 식당과 합숙소까지 마련해주시는 분이 과연있을까 싶었습니다.
다른 체육부서도 있던데,사격부와 테니스부.
그 이지봉샘같은 체육인 진짜 있다니 감동이였습니다.
좀 감동이 줄어든것은 조안의 몸매라고 할까...
글 잘 읽었습니다. 동의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2009/07/06 20:49우선 너무 감상적으로 흘렀다는 점은 이해할 만 합니다. 그런데 사실 연출적인 관점에서
보면 딱히 대안도 그리 없어 보여서 함부로 평을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 조안의 몸매를 보면서 메소드 연기의 부재, 배우의 부재를 이야기 하는 건
다소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극중 역도선수로 나온 6명의 선수중 조안의 캐릭터는 75킬로급 선수인데,
이는 장미란 선수의 느낌과는 달라야죠. 물론 영화 말미에 너무 곱게 나온거 인정합니다.
오히려 메소드 연기를 제대로 한 사람은 이범수씨가 아닐까 싶은데요. 무협영화와 스포츠 영화에서
배우가 몰입도를 높여도 결국 섬세한 운동의 결까지 다 포함시켜 연기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적어도 이 나라의 배우 시스템에선 말입니다.
연기 비평을 위해 메소드란 단어를 사용하신건 이해하겠는데 오히려 저는 님께서 사용하신
메소드의 정의가 너무 일반적이고 정작 스타니슬라브스키의 메소드론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그냥 추상적인 단어로 정의내린 것 같은 불온한 냄새가 나는군요.
악독한 코치를 삽입한 것이 작위적이라는데, 저는 적어도 실화를 바탕으로 할때
대조되는 인물의 극대화란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실제로 저런 스포츠계의 현실이 있으니
작중의 이지봉 선생님이 돋보이는게 아닐까 싶어, 이부분을 굳이 억지스러운 설정이라 생각하는 건
무리라 봅니다.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는 것 보다 외삼촌에게 돈을 집어주며 투서해달라고 하는 게
더 무리수를 둔 씬이 아니었을까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저는 이 영화가 조안 한명을 부각시키는, 님의 말대로 고아 소녀의 성공 스토리로 환원하기에는
소녀들 전체의 성장에 그 관점을 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머지 연기자들도 나름대로 연기를 열심히 하는게 눈에 보였거든요.